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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파란편지168

"제발, 저 좀 보세요!" 성복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89 "제발, 저 좀 보세요!" 아이들이 인사를 합니다. 한 아이에게 "응, 그래." 하면 또 다른 아이에게는 다른 대답을 해주어야 하지만, 그때그때 입에서 나오는 대로 응대하면 자연스럽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은 좀 색다릅니다. 몇 명만 인사하는 것도 아니고, 한가지 인사말로 한꺼번에 인사하는 것도 아니며 네 명이면 네 명, 다섯 명이면 다섯 명이 모두 제각기 인사를 해서 자신을 드러냅니다. '저 사람이 다른 아이의 인사를 받으면 나는 나대로 따로 인사를 해야 한다'는 식입니다. 사실은, 그렇지 않겠습니까? 누구는 인사를 하고 누구는 하지 않는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싶겠지요. 아이들은 그렇습니다. 모두들 나름대로 분명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저 푸나무처럼 같.. 2007. 8. 29.
"파란편지" 아이들 편에 보내는 "파란편지"를 학교 홈페이지에도 실어 달라는 어머니들이 있었습니다. 편지를 아이들 편에 보내는 건 홈페이지 탑재가 조심스럽기 때문이었습니다. 성복 교육가족이 아닌 사람들이 보게 되면 어떻게 될까 싶었습니다. 낯 간지러운 일이지만 몇몇 분의 감상을 여기에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지휘 감독자가 아닌 교장을 보고 있다 파란편지를 읽고 또 읽는다 편지를 읽으면 행복하고 감사하다 이 학교를 사립학교처럼 선택하여 아이를 보내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학교의 모습에 가슴 뿌듯하다 학교의 변화를 보고 있다 파란편지의 내용이 내 마음과 같다 조금씩 교장의 생각을 알아가고 있다 파란편지 내용이 동화 같다 다음 편지를 기다리게 된다 아이 아빠도 이 편지의 팬이다 학교와 교장을 응원하겠다 내 아이가 나의 소유물이.. 2007. 8. 29.
아이들의 생각, 어른들의 생각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아이들의 생각, 어른들의 생각 우리 아이들이 겨울철에 들어 불조심을 하자는 포스터 그린 걸 구경해 보셨습니까? 지금도 복도나 현관 이곳저곳에 붙어 있습니다. 제가 이 편지를 통하여 그대로 다 보여드릴 수는 없고, 그 중 몇 장의 포스터들이 담고 있는 생각(표어 ; 경구)이라도 옮겨 보겠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입니다. 저 유명한 "자나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 보자" 같은 것들과 비교하면서 보십시오. ·우리들의 소중한 재산이 타고 있어요 ·미정이 집 정미네 집 불조심! ·라이터로 장난하지 맙시다 ·약한 ♧(불꽃 모양 그림)도 꼭 끄자 ·꺅! 지구가 불났다 ·서로서로 불조심 ·작은 불씨 지옥 만든다 ·자고 있는 순간도 생명 위협한다 ·불, 번지는 데 5분,.. 2007. 8. 29.
클레어 릴리엔탈Claire Lilienthal 초등학교에 대하여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클레어 릴리엔탈Claire Lilienthal School 초등학교에 대하여 미국 아이들은 아침에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이륙했는데, 이곳 시간으로는 다시 아침에 인천국제공항에 내려 버스를 타고 우리 학교 교문에 닿았습니다. "클레어 릴리엔탈의 우리 학교 방문을 환영합니다." 이런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그 아이들은 인천공항을 보고 이미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좀 바꾸었지만, 우리 성복동 골짜기에 웬 아파트가 이렇게 많은지 호기심을 가졌고, 그들의 부모에게 저 아파트에도 가보는지 묻기도 했습니다. 우리 학교 아이들과 교직원, 학부모들은 버스에서 내린 그들이, 마음속에 그렸던 미국인과는 다른 모습들을 보며 당혹스럽기는 했지만(한국계가 반이고 그 나머지가 유럽계, 라틴계, 아.. 2007. 8. 29.
기계적 암기 위주의 교육에 대하여 학부모님께 드리는 편지 기계적 암기위주의 교육에 대하여 지난 10월 중순부터 열리고 있는 우리 학교의 체험사진전을 보셨습니까? 아직 보시지 못한 분이 많을 것 같아서 지금도 그대로 두었으니 잠깐만 기회를 내어 꼭 한번 와 보시기 바랍니다. 문제부터 풀어봅시다. "눈이 내렸어요. / 하얀 눈이 내렸어요. / 지붕에도 장독대에도 / ( ) 내렸어요"의 ( ) 안에 알맞은 낱말을 답하실 수 있습니까? 그야 당연히 '소복소복'이 아니냐고 하시겠지요. '많이많이' '엄청나게' '아름답게'는 어떨까요? 또, '저만큼이나' '다 같이' '몰래몰래' '두껍게'는 어떨까요? 한 문제 더 풀어볼까요? "토끼가 ( ) 뛰어갑니다"의 ( ) 안에는 어떤 말이 어울릴까요? 당장 '깡충깡충'이라고 하시겠지요. '살짝살짝' '요렇.. 2007. 8. 29.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게 하기 위하여 성복 학부모님께 드리는 편지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게 하기 위하여 교사들과 아이들이 다 돌아간 저녁, 운동장 놀이 기구 주변에서 서너 명의 아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그때, 한 여자아이가 제 동생인 듯한 남자아이 곁에서 - 얼핏 보면 둘 다 같은 나이일 것 같은데도 - 연방 "조심해, 조심해." 걱정하는 말을 들어보셨겠지요. 아니라면, 어디 온천에 가셨을 때 이런 모습은 보셨습니까? 형인 듯한 아이가 온탕의 둘레에 걸터앉은 제 동생의 손을 붙잡고 "들어와 봐. 괜찮아. 봐, 괜찮잖아. 자, 어서 들어와 봐." 그 운동장 가의 누나나, 온천의 형인 듯한 아이나 제 집에서는 동생이고 뭐고 곁에 오는 것조차 귀찮아할 때가 흔하며, 때로는 아무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다투기도 한.. 2007. 8. 29.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시거든 조금만 보여주세요 학부모님께 드리는 편지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시거든 조금만 보여주세요 어제 용산의 새 국립중앙박물관이 문을 열었답니다. 신문을 보았더니 "9만3천 평 부지에 연면적 4만6백 평, 건물 전체 길이 404m! 연면적으로 치면 세계 6대 박물관 규모이며, 단일 건물로 이뤄진 전시장은……."(조선일보, 2005. 10. 24) 등등 자못 감격적인 문장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다른 면을 보았더니 이 박물관을 제대로 다 보려면 11시간이 걸리며, 박물관에 다녀왔다는 생색을 낼 사람을 위한 40분 짜리 코스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국립중앙박물관이 경복궁 안에 있을 때 점심을 얼른 먹고 잠깐씩 들린 적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부족하여 한 전시실에만 들어가 오늘은 이 유물, 내일은 저 전시물을 택하여 '저것이 왜 국보일까.. 2007. 8. 29.
그 봄날의 희망과 기대를 되돌아보며 학부모님께 드리는 편지 그 봄날의 희망과 기대를 되돌아보며 아침저녁으로 오르내리는 학교 길의 가로수들만 바라보아도 '가을이 깊었구나' 싶었는데, 지난주에는 설악산 대청봉에 벌써 올해의 첫눈이 내렸다는 기사를 보며 아직은 고운 가로수들의 그 모습이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계절은 늘 기대보다는 앞서가고 오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 지난봄 아이들이 한 학년씩 오르고, 5월의 그 운동장에서 올해의 대운동회를 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저는 그 날 학부모님들과 함께 하루를 즐기는 나의 아이들을 바라보며 '올해는 정말로 보람 있게 보내야겠다'는 각오와 결심을 새롭게 하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그 날은 아무런 의사 표시를 하지 않았음에도, 몇몇 학부모님께서 가지고 계신 비상금을 발전기금으로 내놓으셔서 특별한 용기를 주시.. 2007. 8. 29.
자율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갖게 해줍시다 학부모님께 드리는 편지 아이들에게 자율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줍시다 지난 12일 오전에는 강당에서 청소년 성교육에 대한 특별강좌를 열었습니다. 100여 명이 오셨는데, 멋진 노래 몇 곡을 부른 다음 성교육 강의를 듣고 저도 몇 가지 말씀을 드렸습니다. 들으니 성교육 내용이나 노래부르기나 너무 좋았다고들 했는데, 제 말씀에 대한 반응은 알 길이 없었습니다. 저는 그 날 기초 기본교육의 당위성과 사고력, 창의력,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에 대해 제법 아는 체했고, 우리 학교 체험학습사진전에 입선한 사진 몇 장을 보여드리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하도록 놔두어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열흘쯤 전 한 신문의 부록을 보았더니 "초등 논술 독서·토론으로 앞서 가십시오"라는 어느 회사 전면 광고가 .. 2007. 8. 29.
잘 키운다는 것 -「엄마가 들려준 김선욱 군 리즈 피아노 콩쿠르 우승 비결 성복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55 잘 키운다는 것 -「엄마가 들려준 김선욱 군 리즈 피아노 콩쿠르 우승 비결」을 보고 - 평지에 자리잡은 수원 용주사는 휴일이면 학생들이 자주 현장답사를 하는 곳입니다. 그 날도 수십 명의 초등학생들이 비석과 바위가 늘어서 있는 그 앞뜰에서 신나게 뛰놀고 있었습니다. 방금 점심을 먹었는지 비닐봉지가 날리고 있었고 군데군데 먹다 남은 김밥 같은 것들도 뒹굴고 있었습니다. 눈오는 날 강아지처럼 이리저리 어지럽게 뛰어다니는 아이들 때문에 얼른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여자 어른들 몇 명은 비닐봉지와 김밥 덩어리, 과일껍질 등을 주워 모으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에 비위가 상해서, 그 어른들이 교사가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교육적인 대답을 구하려고 그 중 한 명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2007. 8. 29.
교육과정정책연구학교 운영에 대하여 학부모님 여러분께 교육과정정책연구학교 운영에 대하여 가을이 깊어갑니다. 올 가을은 유난히 아름답고 멋진 하루 하루를 연출해내는 것 같습니다. 이 빛나는 계절 속에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여러 어린이들을 바라보며 성복 학부모님께는 이처럼 희망적인 일들이 끝없이 이어지기를 충심으로 기원하는 바입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지난 10월 12일 오후, 교육인적자원부 지정 교육과정 정책 연구학교 공개보고회를 가졌습니다. 이날에는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 16개 시·도에서 교육과정에 전문성을 지닌 교원 및 전문직 대표들이 모여 우리 학교에서 현재 실천하고 있는 교육활동에 관한 보고를 듣고 서로 의견을 주고받았으며, 내년 가을에도 우리 학교에 모여 보다 심층적인 토론회를 갖기로 하였습니다. 우리 교육은 그동안 입시 위주로.. 2007. 8. 29.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 1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에 두고 온 아이들입니다. 지금 이곳 아이들도 충분히 아름답고 중요하고 정겹고 자랑스럽지만, 그 아이들도 늘 그립습니다. 그 아이들은 이제 나를 다 잊어갈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 정지된 순간을 보고 앉아 있는 것은 무료하지 않고 오랫동안 혼자 앉아 있을 수 있게 합니다. 이 '작품'은 그 학교에서 함께 근무하여 사랑했던, 지금은 늘 그리운 서영애 선생님께서 2006년에 보여준 것입니다. 지난날들은 왜 모두 그리운 것입니까? 2007. 8.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