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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베르나르 베르베르7

베르나르 베르베르 《죽음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죽음 2》 Depuis l'au-delà 전미연 옮김, 열린책들, 2019 1 가브리엘(영혼)은 자신을 살해한 범인을 찾으려고 할아버지 영혼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아뿔싸! 할머니 영혼을 만납니다. 「미안하지만 참는 것도 한계가 있어. 나는 네 할미가 환생했을 줄 알았지 아직까지 구천에 있는 줄은 몰랐어. 날 찾아냈으니 또 얼마나 괴롭히겠니.」 그들은 높이 날아올라 그녀와의 거리를 넓힌다. 하지만 뜻밖의 재회에 감격한 그녀는 빠른 속도로 그들을 뒤쫓기 시작한다. 「임자! 임자!__」 _ 「날 저렇게 부를 때마다 소름이 쫙 끼쳐!」_ _ 「거의 따라잡혔어요!」_ _ 「좋은 생각이 났어! 저 거머리를 따돌릴 방법이 떠올랐으니 날 따라오렴!_」(26) 할아버지 영혼은 (할머니의 .. 2019. 12. 29.
그림을 보고 쓰러진 사람 1 월간 『현대문학』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프루스트)가 연재되고 있었습니다. 그 소설을 읽는 재미로 다음 달 책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곤 했습니다. 소설에서는 그림도 소개되곤 했는데 「델프트 풍경」도 그중 한 작품이었습니다. 「델프트 풍경」은 트레이시 슈발리에가 소설 '진주 귀고리 소녀'에서 집중적으로 파헤친 그 베르메르의 작품입니다. 2010년 1월호 연재의 각주(脚註)에는 그 그림을 소재로 한 프루스트의 일화가 들어 있었는데 그중 일부입니다. 베르메르 드 델프트(1632~1675). 프루스트는 1921년 5월 12일, 이제 막 이 네덜란드 화가에 대한 글을 발표한 미술비평가 장루이 보두아예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썼다. "헤이그에 있는 미술관에서 「델프트 풍경」을 본 이후, 나는 이 세상에서 가.. 2019. 12. 27.
베르나르 베르베르 《죽음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죽음 1》 Depuis l'au-delà 전미연 옮김, 열린책들, 2019 1 〈누가 날 죽였지?'〉(15) 암살당한 가브리엘 웰즈의 영혼이 의문을 제기하는 장면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사후 세계가 이 소설 같다면, 이와 같은 일상(?)이 계속된다면 죽는 것도 괜찮겠다, 재미도 좀 있겠다 싶었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에 의하면 이승과는 '좀' 다른 성격의 일상이 이어집니다. 이승과 다른 점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같은 점, 다른 점보다는 좋은 점, 나쁜 점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1. 더 이상 육제적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 2. 더 이상 병에 걸리지 않는다. 3. 더 이상 피로를 느끼지 않는다. 4. 더 이상 음식을 먹지 않아도 된다. 5. 더 이상 잠을 자지 않아도 된다. .. 2019. 12. 20.
베르나르 베르베르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LE LIVRE SECRET DES FOURMIS : Encyclopédie du Savoir Relatif et Absolu 이세욱 옮김·기욤 아르토 그림, 열린책들, 1996 1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에서는 이런 글을 보았습니다. 상대성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따라서 상대성조차도 상대적이다. 따라서 상대적이지 않은 어떤 것이 존재한다. 그 어떤 것이 상대적이지 않다면, 그것은 당연히 절대적이다. 따라서…… 절대적인 것은 존재한다.(606) 이 글을 읽고 비로소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라는 이 책 이름의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1996년에 처음 이 책을 읽을 때는 책 이름의 의미도 모른 채 읽었던 것입니다... 2018. 2. 8.
베르나르 베르베르 《상상력 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상상력 사전》 이세욱·임호경 옮김, 열린책들 2011 1 세상의 온갖 일들 중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을 자극했구나 싶은 383가지 이야기가 실린 '사전'입니다. 놀랍고 신기한 신화, 역사, 과학, 종교, 철학, 게임……. 이런 것들을 모른 채 살아간다고 해서 큰일 날 일은 전혀 없겠지만, '다음엔 뭐지?' 호기심, 궁금증이 읽는 속도를 재촉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로 읽었습니다. 사전(事典)을 소설 읽듯 그렇게 통독하나? 싶을 수도 있지만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은 몇 가지 되지 않고 대부분 호기심을 갖게 하는 것들이어서 이 작가의 '손바닥(掌篇) 소설'을 읽는 것 같았습니다. 작가는 이 383가지 항목들을 주제로 한 소설을 쓰려고 작정했는데, 더구나 실제로 하루에 한 편을 .. 2018. 2. 6.
베르나르 베르베르 〈아기의 애도〉 아기는 생후 8개월이 되면 특유의 불안감을 경험하게 된다. 소아과 의사들은 그것을 〈제9개월의 불안〉이라고 부른다. 엄마가 자기 곁을 떠날 때마다 아기는 엄마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엄마가 죽었다고 믿는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심한 불안감을 드러낸다. 그 나이에 아기는 세상에서 자기가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기의 애도〉는 아기가 어머니로부터 따로 떨어져 있음을 의식함으로써 생기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아기는 한 몸 같은 결합을 단념하고 분리를 받아들여야 한다. 아기와 엄마는 떼려야 뗄 수 없이 결합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아기는 혼자 있게 될 수도 있고, 엄마 아닌 낯선 사람들―아기에겐 엄마 아닌 모든 사람, 경우에 따라서는 아빠, 할아버지, .. 2018. 2. 1.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교육 이야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교육 이야기 조선일보 주말 섹션 「Why?」에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인터뷰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 인터뷰를 인용하는 이유를 소제목으로 나타내면서 일부를 옮깁니다. 〈선생님들은 항상 제게 뭔가를 외우라고 했어요〉 베르베르의 삶에서 '8세'는 중요한 시기다. .. 2010. 5.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