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베르베르 《여행의 책》
이세욱 옮김, 열린책들 1998
그대 인생에서 단 한번만이라도,
아무도 그대에게 그 무엇도 요구하지 않고,
아무도 그 무엇으로 그대를 위협하지 않으며,
아무도 그 어떤 걱정거리로 그대 마음을
흔들지 않을
시간을 가져야 한다.
……
좋건 싫건 일상에 익숙해져서
당당히 맞설 엄두가 안 나거든,
나를 다시 덮어도 상관없다.
그대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책들은
쌔고 쌨다.
그러나 이제 그대의 마지막 속박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
자, 갈까?
(표지의 글)
'여행의 책'은 정신의 비상(飛上)을 위한 '비행(飛行) 안내자'가 된다.
책은 읽는 사람들에게만 용기와 위안을 줄 수 있으므로 독자가 부여하는 힘을 지닐 수 있고 그 힘이 무한할 수도 있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종이로 된 정신'인 책은 '덧없고 하찮은' 존재일 수도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그대의 길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길이고 그 길로 그대를 이끌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그대뿐이다."
'여행의 책'은 독자에게 필요한 온갖 것들이 갖추어진 '정신의 안식처'를 만들어 자신의 상징을 정하고 정신적 오감(감정, 상상력, 직관, 의식, 영감)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여행의 책'은 역사 속의 온갖 전쟁을 보여주고 개인적인 적과 싸우기, 탐구·발명·창안을 통한 '혁명'으로써 체제나 조직에 맞서기(체제가 사람들을 억압하는 것은 주목할 만한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질병과의 싸움(면역력 강화), 불운·죽음과의 싸움, 자신과의 싸움을 이야기해 준다.
'여행의 책'은 A 코드의 음악이 흐르는 호숫가에서의 휴식, 평안, 회복을 가르쳐준다. 또 과거와 만남, 부모와 조상들, 생명의 근원에 대한 지각, 지구·태양계·은하·우주·생명체에 대해 이야기하고 현실로 돌아오게 한다.
P.S. 책이 다른 안내자들과 다른 점은, 대가를 전혀 요구하지 않는 것이란다. 그저 시간을 조금 내주고, 주의만 기울여 주면 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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