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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교교육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교육 이야기

by 답설재 2010. 5. 20.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교육 이야기





 

   조선일보 주말 섹션 「Why?」에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인터뷰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 인터뷰를 인용하는 이유를 소제목으로 나타내면서 일부를 옮깁니다.

 

  선생님들은 항상 제게 뭔가를 외우라고 했어요

  베르베르의 삶에서 '8세'는 중요한 시기다. 그때 그는 아시아 여성에 관심을 가졌고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고등학생 때는 만화신문 '유포리'를 펴냈고 올더스 헉슬리와 허버트 조지 엘즈의 영향으로 과학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18세 때 지금의 그를 만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개미'를 쓰기 시작했다. 툴루즈대를 마친 후 국립언론학교에 입학해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대학 졸업 후 베르베르는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지에서 과학부기자로 7년 동안을 일했다.

  ― 8살 때 아시아 여성에 눈을 돌렸다니 퍽 조숙합니다.

  "섹슈얼한 걸 느낀 게 아니라 아름다움을 느낀 겁니다. 그때가 제겐 고독한 시간이었어요.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거든요. 선생님들은 항상 제게 뭔가를 외우라고 했어요. 제 뇌의 용량은 그리 크지 않아요. 그 걱정을 잊기 위해 시작한 게 글쓰기입니다."

 

  학창시절에 한 일, 프랑스의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

  ―  만화신문 발행은 또 뭔가요.

  "15세 때 세 명이 같이 만들었어요. 만화가가 2명 있었고 전 그래피스트이자 인쇄인 역할을 했지요. 80페이지쯤 됐는데 3년간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뿐 아니라 인근 고교 두 곳에서 팔았어요. 신문만 판 게 아닙니다. 향수(香水)도 직접 제조했어요."

  ― 향수?

  "스토리에 걸맞은 향수를 만드는 건데, 예를 들면 이래요. 배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면 나무향에 해초(海草)향을 섞고 숲이나 대지(大地)에 관한 스토리면 거기 맞는 향을 내는 거지요. 그래서 향수면서 안 좋은 냄새가 날 때도 있었습니다."

  ― 신문도 팔고 향수도 팔았으면 어릴 적부터 돈깨나 만져봤겠습니다.

  "신문은 잘 팔렸지만 투자금액을 뽑진 못했어요. 오히려 손해를 봤지요."

  ― 우리나라 고교생이 그런 짓을 한다면 부모들이 가만히 놔두지 않을 텐데.

  "왜요? 전 오히려 부모님의 지지를 받았는데. 몇몇 선생님들은 제 만화신문을 무척 좋아하기도 했고요."

  ―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대학에 들어간 걸 보면 머리가 굉장히 좋은 모양입니다.

  "공부는 잘 못했어요. 법대 1학년 때 유급당하기도 했는데요. 그때 히치콕의 작품을 연출하는 극단(劇團)을 만들었지요. 법학은 관심 밖이었거든요."

 

  지능과 기억력적응력·상상력

  "한 번도 IQ 검사를 받은 적이 없어요. 테스트해서 만족스럽지 못한 점수를 받으면 불행해질까 봐요. 지능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성능좋은 고급차를 사는 것보다 그 차가 잘 굴러갈 수 있는 길을 선택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인간의 능력엔 세 가지가 있어요."

  ― 뭔가요.

  "기억력, 적응력, 상상력입니다. 전 상상력을 발달시켰어요. 학교에서 모범생도 아니고 지능이 높지도 않지만 상상력을 발달시키면 자기의 재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란 방대한 책을 보면 기억력도 비상한 것 같은데.

  "그건 기억하고 싶은 걸 메모해놓은 것에 불과해요. 전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때마다 컴퓨터 속 백과사전에 입력시킵니다. 그 후엔 머릿속에서 지우죠. 나중엔 이런 일도 생겨요. '백과사전에 입력을 했나 안 했나'하고 기억이 안 나는 거죠."

 

  한국교육의 문제점 : 틀

  ― 언젠가 한국을 '연구소' 같은 나라라고 표현했지요. 산업국가이면서도 과학에 투자한다는 의미인 것 같은데.

  "새롭고 싱싱한 나라라는 게 더 적합한 것 같습니다. 한국은 외부로부터 정치적 압력을 받고 어두운 과거도 갖고 있지요. 그러기에 현대의 한국은 새로운 길을 창출해낼 수밖에 없어요. 특히 한국 젊은이들은 나라를 새롭게 바꾸려는 욕구가 있지요. 하지만 문제점은 있어요."

  ― 문제점?

  "젊은이들을 틀에 맞추려는 거지요. 대입(大入)제도를 보면 한국의 경제시스템에 맞는 인재를 키워내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창의력이 없어집니다.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모두가 똑같아진다면 나중에 큰 책임을 지는 자리에서 개인적 창의력을 발휘할 수 없거든요. 물론 일본 같은 나라는 사회의 압력에 사람들이 숨 막혀 하긴 하지만요. 한국의 젊은이들이 실업이나 경쟁, 상사(上司)의 압박을 이겨내야 비로소 자유를 획득할 겁니다."

  ― 어찌 그리 한국 사회를 잘 압니까.

  "전 한국에서 유명 장소나 박물관은 가지 않아요. 한 나라를 파악하는 건 직관(直觀)으로도 알 수 있어요. 작년에 고대생(高大生)들과 대화했을 때도 그들의 에너지를 느끼면서 한국사회의 숨겨진 면을 발견했거든요."

 

  그가 소개한 창의력을 키우는 방법

  베르베르는 창의력을 강조한다. 창의력을 키우는 비법으로 그는 두 가지를 든다. 첫째가 규칙적인 생활, 두 번째가 '꿈(夢) 메모하기'다. 그는 꿈에서만큼은 자유롭다면서 아침에 일어나면 전날 밤 꾼 꿈을 기억나는 데까지 메모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신기계 마니아'다. 사무실에 컴퓨터를 10대나 놔두고 있는데 용도가 다 다르다고 한다. 글은 제일 가벼운 맥북으로 쓰고 나머지는 사전용(辭典用), 인터넷 검색용, 프린트용 등으로 용도가 결정돼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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