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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에리히 프롬7

에리히 프롬 《소유냐 존재냐》 에리히 프롬 《소유냐 존재냐》차경아 옮김, 까치 2012       이 책을 2012년에 구입했다. 그전에 이름을 들은 적이 있었다.  한 그릇된 환상의 종말무궁한 발전에 대한 위대한 약속─자연의 지배, 물질적 풍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그리고 무제한적인 개인의 자유에 대한─은 산업시대 개막 이래로 여러 세대에 걸쳐서 희망과 믿음을 지탱해 온 토대였다. 사실상 인간의 문명은 인간이 자연을 능동적으로 지배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산업시대가 개막되기 이전까지는 그 지배력에 한계가 있었다. 인간과 동물의 노동력을 기계 에너지가, 나중에는 핵 에너지가 대신하고 인간의 두뇌를 컴퓨터가 대신하기까지 산업의 발달은 우리에게 확신을 심어주었다. 우리는 무한한 생산과 아울러 소비의 도상에 있으며, 과학과 기술에 .. 2024. 5. 8.
사랑의 능력 그는 줌으로써 다른 사람의 생명에 무엇인가 야기하지 않을 수 없고, 이와 같이 다른 사람의 생명에 야기된 것은 그에게 되돌아온다. 참으로 줄 때, 그는 그에게로 되돌아오는 것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준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주는 자로 만들고, 두 사람 다 생명을 탄생시키는 기쁨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는 행위에서는 무엇인가 탄생하고 이와 관련된 두 사람은 그들 두 사람을 위해 태어난 생명에 대해 감사한다.이 말은 특히 사랑에 대해서는, 사랑은 사랑을 일으키는 힘이고 무능력은 사랑을 일으키는 능력이 없다는 뜻이다. 마르크스는 이 사상을 아름답게 표현했다."'인간을 인간으로서' 생각하고 인간과 세계의 관계를 인간적 관계로 생각하라. 그러면 당신은 사랑은 사랑으로만, 신뢰는 신뢰로만 교환하게 될 것이다... 2024. 5. 3.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황문수 옮김, 문예출판사 2023 사랑의 기술에 대한 편리한 지침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실망할 것이다. 사랑은 스스로 도달한 성숙도와는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탐닉할 수 있는 감상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이 이 책의 의도이기 때문이다. 이건 머리말 첫 문단이다. 다음은 본문 첫머리 두 문단이다. 사랑은 기술인가? 기술이라면 사랑에는 지식과 노력이 요구된다. 혹은 사랑은 우연한 기회에 경험하게 되는, 다시 말하면 행운만 있으면 누구나 '겪게 되는' 즐거운 감정인가? 이 작은 책은 '사랑은 기술이다'라는 견해를 전제로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물론 사랑은 즐거운 감정이라고 믿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현대인이 사랑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 2024. 3. 8.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 Escape From Freedom》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 Escape From Freedom》 김석희 옮김, 휴머니스트 2023 인간이 타인이나 자연과의 원초적 일체감에서 벗어난다는 의미에서 자유를 얻으면 얻을수록, 인간이 '개인'이 되면 될수록(自由의 쟁취), 자발적인 사랑과 생산적인 일을 통해 자신과 세계를 결합시키거나(그 자유의 享有) 자신의 자유와 개체적 자아의 본래 모습을 파괴하는 끈으로 세계와 자신을 묶어서 일종의 안전보장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자유로부터의 逃避)는 것이다(39). 이 책의 주제이다(괄호 안은 답설재가 붙인 설명임). 인간 생활의 예로부터의 변화 과정은 이 주제를 보여주고 있다. 국가적·사회적으로도 그렇다. 현재의 상황도 그렇다. 개인적인 현재의 사정도 그렇다. 자유를 마음껏 누리는 사람도 있고, 웬만.. 2023. 12. 16.
아이들은 어떻게 하여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가? "아이들은 다 예쁘다" "내가 교장이었을 때 내 눈에는 천삼백 명 아이들이 다 아름다웠다"... 사람들은 시큰둥한다. '평생 아이들을 상대하며 살았으니까 저런 소리나 하고 있겠지.' 이번에 나는 좀 어려운 책을 읽다가 그 생각이 옳다는 걸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글을 발견했다. 유명한 책이니까 그 철학자 생각이 뭐 그리 대단하냐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적어도 '에리히 프롬'이고 《자유로부터의 도피》라는 책이었다. 어린아이들은 자발성의 또 다른 예를 제공한다. 그들은 정말로 '자기 것'을 느끼고 생각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자발성은 아이들의 말과 생각에 드러나고, 아이들의 얼굴에 나타나는 감정에 드러난다. 대다수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어린아이들의 매력이 뭐냐고 묻는다면, 감상적인 이유나 관습적인 이.. 2023. 12. 1.
광고는 어떻게 우리를 사로잡는가 (...) 근대적 광고는 대부분 전혀 다르다. 그것은 이성이 아니라 감정에 호소한다. 최면술의 암시와 마찬가지로 광고는 대상에게 감정적으로 깊은 인상을 준 다음 지적으로 그들을 굴복시키려고 애쓴다. 이런 유형의 광고는 온갖 수단으로 고객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같은 표현으로 몇 번이고 되풀이하기도 하고, 사교계의 부인이나 유명한 권투선수가 어떤 브랜드의 담배를 피우는 모습처럼 권위 있는 이미지의 영향력을 이용하기도 하고, 예쁜 소녀의 성적 매력으로 고객을 매혹시키는 동시에 그의 비판 능력을 약화시키기도 하고, 체취나 구취가 날지도 모른다는 위협으로 겁을 주기도 하고, 어떤 셔츠나 비누를 사면 인생 전체가 갑자기 달라진다는 몽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 방법들은 모두가 본질적으로 비합리적이다. 상품의.. 2023. 11. 21.
너 아니? 탐욕은 바닥이 없는 구덩이란다 이기심은 자기애와 동일하지 않다. 오히려 자기애와는 정반대의 것과 동일하다. 이기심은 일종의 탐욕이다. 모든 탐욕이 그렇듯이 이기심은 결코 만족할 줄 모르는 불만족감을 포함하며, 그 결과 진정한 만족은 존재하지 않는다. 탐욕은 바닥이 없는 구덩이다. 탐욕스러운 사람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지만 끝내 만족에 도달하지 못하고 기진맥진한다. 자세히 관찰해 보면, 이기적인 사람은 항상 안절부절못하고, 충분히 얻지 못하거나 뭔가를 놓치거나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늘 사로잡혀 있다. 그는 자기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에 대한 불타는 질투심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 무의식적인 역학 관계를 좀 더 관찰해 보면, 이런 유형의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신을 좋아하지 않으며, 사실은 자신을 몹시 혐오한다는 것.. 2023.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