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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아이들은 어떻게 하여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가?

by 답설재 2023. 12. 1.

 

 

 

 

"아이들은 다 예쁘다" "내가 교장이었을 때 내 눈에는 천삼백 명 아이들이 다 아름다웠다"...

사람들은 시큰둥한다. '평생 아이들을 상대하며 살았으니까 저런 소리나 하고 있겠지.'

 

이번에 나는 좀 어려운 책을 읽다가 그 생각이 옳다는 걸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글을 발견했다.

유명한 책이니까 그 철학자 생각이 뭐 그리 대단하냐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적어도 '에리히 프롬'이고 《자유로부터의 도피》라는 책이었다.

 

 

어린아이들은 자발성의 또 다른 예를 제공한다. 그들은 정말로 '자기 것'을 느끼고 생각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자발성은 아이들의 말과 생각에 드러나고, 아이들의 얼굴에 나타나는 감정에 드러난다. 대다수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어린아이들의 매력이 뭐냐고 묻는다면, 감상적인 이유나 관습적인 이유는 제외하고 나는 자발성이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 자발성은 그것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잃었을 만큼 완전히 죽어버리지는 않은 사람들에게 강한 호소력을 갖는다. 사실 자발성은 어린아이나 예술가에게서 발견되든, 아니면 나이나 직업에 따라 한 묶음으로 분류할 수 없는 개인들에게서 발견되든, 그보다 더 매력적이고 설득적인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대부분 자신의 자발성을 적어도 잠깐씩은 관찰할 수 있고, 그것은 우리가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다. 어떤 풍경을 새롭게 자발적으로 감지할 때, 우리가 생각한 결과로 어떤 진리를 깨달을 때, 정형화되지 않은 감각적 쾌락을 느낄 때, 또는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이 솟아날 때─이런 순간에 우리는 누구나 자발적인 행동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이런 경험이 그렇게 드물지 않게 그리고 세련되게 일어나면 인간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도 어느 정도는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김석희 옮김, 휴머니스트 2023), 280.

 

 

 

그럼 그런 아이들이 차츰, 세상의 어떤 영향력 있는 악마들로부터 뿌리칠 수 없는 영향을 받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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