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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담임8

원옥진 「마음 가다듬기 연습」 원옥진 선생님은 교사 시절에 『아이사랑 http://www.talkwithkids.net/』이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 사이트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거기에 「마음 가다듬기 연습」이라는 시가 실려 있었는데 당시 나는 그 시를 그냥 글이라고 했습니다(이 블로그의 2010.5.13일자). 그런데도 원옥진 선생님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은, 내가 '아름다운 여성 교사는 아이들을 이런 마음으로 대하는구나' 생각하고 있고, 그 글에 나의 그 마음이 나타나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미안한 건 미안한 것이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시가 뭔지, 뭐가 시인지도 모르네?' 부끄러워하며 여기 그 시를 다시 옮깁니다. 마음 가다듬기 연습 따뜻한 커피 마시기 너 참 괜찮은 녀석이야.. 2022. 9. 22.
우리 선생님의 실종 (2022.5.27) 선생님들이 학부모들에게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는 건 단지 교육적 차원이었는데, 학부모 중에는 그 정보의 취득이 무슨 대단한 권한인 양 착각한 경우가 흔했다. 수업 중이든 회의 중이든 퇴근해서 휴식 중이든 걸핏하면 곤혹스럽게 하고 심지어 반말을 ‘찍찍’ 해대기도 해서 2019년 9월, 마침내 그런 행위를 교권침해로 규정했다. 서울교육청에서는 “희망하지 않을 경우, 전화번호를 비공개”로 해서 사생활을 보호하기로 했고 경기도에서도 그 필요성(사생활 침해, 인맥 공개, 부정 청탁 우려 등)과 법적 근거(개인 정보 보호)를 들어 교사의 연락처를 알리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희망하지 않을 경우” 혹은 “알리지 않아도 된다”였지만 지금은 공식적으로는 전화번호를 거의 알려주지 않는다. 그 대신 e알리미, 아이알리미,.. 2022. 5. 27.
대화 그 아이는 가정 돌봄이 불가능한, 포기한 상태입니다. 열한 살.. 코로나 시국이 학교를 오다가 안 오다가의 반복된 상황으로 등교가 귀찮은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결석이 잦고, 연락하고 또 연락해도 깨워줄 사람의 부재로 늘 교무실팀이 데리러 가야 합니다. 친구랑 엮어주기도 했고, 일주일 등교 잘하면 떡볶이도 사주기도 했고.. 효과는 순간에 불가했습니다만 그렇게 한 학기를 보냈고 올 9월 신규 샘이 발령받아 담임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신규 샘 왈 "아침에 제가 연락하여 등교시켜볼게요" 그렇게 매일 그 아이 집 앞에서 기다려 아이와 함께 등교하기를 반복, 잠시 잊었습니다. 안정되었나 보다.. 다시 결석과 출석이 반복되고 그 사이 사건도 생겼지만 하루하루 넘기던 12월 어느 날 더 이상 방법이 없어 교.. 2021. 12. 13.
선생님! 저 기억하시겠어요? (2021.9.24) "선생님! 저 기억하시겠어요?" 수십 년 만의 전화는 그렇게 시작된다. 내가 이미 중년이니 당신은 망령이 나서 날 기억이나 하겠나 싶은 걸까? 천만에! 속속들이 기억한다. 많이 성장하고 변해서 눈부신 존재가 되었다 할지라도 착각하진 말라. 그대들은 어린 시절 그 모습을 결코 지울 수 없다! 그래서 "야, 이 사람아! 기억하고말고!" 흥분한 척도 하지만 어떻게 나오나 싶어 "글쎄, 이게 누구지?" 능청을 떨 수도 있다. 이번 경우는 더구나 초등 1학년 담임으로 만났다. 사십 년도 더 지났지만 음성을 듣는 순간 그 모습, 성격, 에피소드 들을 떠올리며 "이 사람이 날 우스운 존재로 보네?" 하며 반가워했다. 반갑기만 한 건 아니었다. 녀석의 부모는 둘 다 학자였다. 녀석은 항상 단정했고 공부는 굳이 가르칠 .. 2021. 9. 25.
「석홍이의 눈물」 석홍이의 눈물 석홍이가 운다. 말썽쟁이 석홍이가 운다. 하루도 싸우지 않는 날이 없고 툭하면 여자애들을 울려 선생님께 매일 혼나도 울기는커녕 오히려 씨익 웃던 석홍이가 책상 밑으로 들어가 눈물을 닦는다. 주먹으로 쓱쓱 닦는다. 저 땜에 불려 나와 선생님 앞에서 고개 숙인 아버질 보고. ―정은미(1962~ ) 출처 : 조선일보 '가슴으로 읽는 동시'(2018.8.16)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15/2018081502741.html?utm_source=urlcopy&utm_medium=share&utm_campaign=news 1 초등학교 1학년 준이는 교회 사찰집사 아들입니다. 아빠는 양말, 장갑 등 양말 공장 물건을 자전거로 배달해주는 일.. 2018. 8. 17.
쌤, 잘 계시나요? (1977학년도 졸업생) 야, 임마! 나도 널 사랑해! 2015. 5. 5.
인연-영혼 가을이 가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다시 올 가을, 끊임없이 반복될 가을입니다. 2012년 가을, 혹은 마지막 가을일 수도 있습니다. 나로 말하면 그 어떤 가을도 다 괜찮고 고맙고 좋은 가을입니다. 아무리 찬란한 가을도, 바람에 휩쓸려가는 낙엽 소리가 들리면 쓸쓸해지고, 골목길 조용한 곳에 모여 있는 낙엽을 보면 더 쓸쓸해집니다. 이듬해 가을이 올 때까지는 설명이 필요없게 됩니다. 이 가을에 37년 전 어느 교실에서, 내가 그 학교를 예상보다 일찍 떠나는 섭섭한 일로 겨우 5, 6개월? 날마다 나를 바라보던 한 여학생, 그 여학생이 어른이 되어 낳은 아이가 나를 찾아왔습니다. 그 아이는 나를 만나는 순간에 할 인사를 애써서 연습했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그랬는지, 인사는 나누었는데 생각이 나지 않습.. 2012. 11. 10.
옛 담임교사가 생각납니까? 연말에 망년회를 했다면서 어느 아이(?)가 핸드폰에 보내준 사진입니다. 1978년에 담임했던 '아이들'입니다. 함께 저 '참이슬'이나 '하이트'를 마실 수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 사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눈물겹습니다. 이제 조용하니까 그 동네가 자주 생각나고, 아직도 기억 속에는 그 마을의 어려운 모습들이 생생하게 남아 있지만, '나에게는'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이 '애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여기에 이 사진을 실어놓고 심심할 때, 외로울 때, 생각날 때 열어보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 여러분도 옛 담임교사가 더러 생각납니까? 그 담임교사가 어떻게 생각됩니까? 담임을 했던 그분은 여러분의 어린 시절을 얼마나 기억할 것 같습니까? 나는 그렇습니다. 이 '애들'의 그때 .. 2011. 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