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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든 책23

『초등학교 교육과정 해설』 교육부, 『초등학교 교육과정 해설』 대한교과서주식회사, 1998 제7차 교육과정은 지긋지긋한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개인적 소감인데, 그만큼 애정도 깊었습니다. 이런 걸 두고 애증이 함께한다고 하는 것일까 싶습니다. 이 교육과정 해설서 필자 세 사람 명단에 제 이름도 들어 있는 건 오랫동안 영광이었지만, 그 교육과정의 적용 때문에, 그 고달픔으로, 자칫하면 죽어나갈 뻔한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이건 농담이 아닙니다. 그걸 생각하면, 이 정도의 영광 가지고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이제 와서 무얼 어떻게 하겠습니까? ◈ 2005년이었을 것입니다. 정년(停年)이 얼마 남지 않은 때였고, 교장으로 나간 이듬해였습니다. 3월초가 되자 신임교사가 몇 명 와서 학교 앞의 근사한 식당에서 그들을 환영하는 점심식사를 했.. 2015. 7. 21.
『서울탐구여행』(1998) 이 책을 만들게 된 이야기입니다. 서울을 폭넓게 구체적으로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하여 얼마 전 초저녁의 어스름에 탑골 공원 앞을 지나다가 매우 안타까운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30대의 한 남자가 공원 안내판을 들여다보며 열심히 베껴 쓰고 있었는데, 불빛은 비치고 있었지만 밤에 그것을 읽고 옮겨 쓰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나는 그분이 하고 있는 일이 궁금하여 다가가 물었더니, 딱하게도 퇴근하는 길에 아들 녀석 숙제 심부름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의 아들은 학교 공부를 마치고 학원에도 가야 하고 다른 숙제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숙제는 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나는 이 책 '서울 탐구 여행'과 같은 자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부터.. 2015. 4. 30.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실제』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실제』 한국교육과정·교과서연구회(공저), 두산동아, 1994. Ⅰ 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학교 교육과정'이라는 것이 있다는 말을 해왔습니까? 현장 교원들은,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이 책이 나오기 전에는 '교육과정'이라는 문서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학교 교육과정'이라는 말은 거의 듣지 못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것은, 나도 한때 교사였기 때문에 확언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교사가 되었을 때에는, 아니 그렇게 몇 년간 교사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교육과정』이라는 그 책자는 교감이나 교장만 보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말하자면 교사는 아이들과 함께 교과서와 전과, 수련장 같은 것을 보는 것이어서 교사가 교장, 교감이나 보는 책을 찾는 것은 무슨 불경(不敬)에 해당.. 2015. 2. 15.
『역사 인물 이야기』 『역사 인물 이야기』(교학사, 1993) Ⅰ 서울에서 혼자 생활하며 파견근무를 하던 몇 년간은 어려웠습니다. 돈도 돈이지만, 일도 그랬습니다. 교육부 일과 파견근무하는 기관의 일, 두 가지 일을 하면서도 이런 자료의 원고도 썼으니 지금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노동이었습니다. 그렇게 살았는데도 그 시절이 그립다니…… 인생이란 이래저래 알다가도 모를 일이 분명합니다. 출판사에서 제안이 왔습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인물들에 관한 책을 내고 싶다는 것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그런 책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 제안에 대해 그때만 해도 머리가 좀 돌아가고 있었던지 몇 가지 특징부터 설정했습니다. · 미화(美化)를 일삼는 위인전류가 되지 않게 하여 '나도 위인이 될 수 있겠구나' 싶도록 한다. · 아이들이 가까이하고 .. 2015. 1. 2.
『지구촌 어린이들이 본 세상』Ⅱ 힐데가르트 하브리크 편, 정승일·김만곤 역 『지구촌 어린이들이 본 세상』 대한교과서주식회사, 1993 재판 「내가 만든 책」이라고 기록해놓으면 잊고 지내도 좋겠다며 훌훌 넘겨보다가 눈에 띈 것이 후기(後記)입니다. '아! 나도 이런 글을 쓸 수 있었구나……' '다시 펼쳐보면서도 모.. 2014. 11. 13.
『지구촌 어린이들이 본 세상』 힐데가르트 하브리크 편, 정승일·김만곤 역 『지구촌 어린이들이 본 세상』(대한교과서주식회사, 1993 재판) '내가 만든 책' 얘기를 하게 되니까 어쭙잖은 근본이 설설 드러납니다.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 1992년 7월 10일에 초판을 내고, 1993년 3월에 재판을 냈으니까, 이 책으로 말하면 1993년은 아주 신이 났을 것입니다. 재판을 찍는다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평범한 사람에겐 그리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 책이 한 달이나 늦게 오는 바람에, 병자는 초조하게 기다리다가 결국 죽은 후에 그것을 받게 된 것입니다. 가엾은 친구! 그의 마지막 책, 이 책은 그가 그토록 고대하며 기다렸던 책입니다. 흥분되어 떨리는 손으로 얼마나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교정을 보았던가! 이 책 한 권을 .. 2014. 11. 7.
권태문 김만곤 『효행소년 정재수』 '효행' 같은 건 얘기하는 사람을 만나기조차 어렵게 되었지만 1970년대까지만 해도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건 좋든 싫든, 옳든 그르든 그땐 그랬다는 얘기니까 오해 없기 바랍니다. 그때 우리는 전국적인 선풍을 일으킨 '효행소년' 이야기의 한가운데에 있었습니다. 우리가 바로 이 책을 지어낸 것입니다. 경상북도 상주군교육청에서 낸 장학자료였는데, 정재수라는 아이의 전기문이었습니다. 그 왜 설에 큰집에 차례 지내러 가다가 아버지가 술에 취해 눈밭에서 얼어죽을 때 자신의 옷을 벗어 덮어주고 함께 죽었다는 그 아이 생각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교육부에서는 당장 자료를 보내라고 했고, 『효행소년 정재수』 축약판으로 보낸 자료가 반공소년 이승복 이야기와 함께 도덕 교과서에 실렸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 교과서를 한 .. 2014. 7. 29.
『明倫春秋』 창간호 청춘은 슬픔이 되어버리고 변질되었으며 아직까지도 달라지고 있어 언제까지 망가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기억에는 남아 있어 찾아볼 수 있는 것만은 다행입니다. 변질되어버린 내 청춘은 누추하고 쑥스러워서 이야기할 것이 되지 못하였습니다. 2014. 7. 22.
내 이름이 처음으로 실린 책 ♬ 중학교 입시에서부터 낙방을 하고 읍내 사립 중학교에 보결1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습니다. 우리 학교는 일부 교실과 운동장만 현대식이었지 교무실과 서무실, 대부분의 교실, 강당 등이 모두 옛날 향교 건물이었습니다. 농담이었겠지만 학교에 불이나 났으면 좋겠다는 아이들이 있었는데, 어느 날 밤, 정말로 불이 나서 조선시대에 지어진 그 훌륭한 목조 강당 건물이 순식간에 홀딱 타버렸습니다. 학교 일이라면 교장선생님보다 더 자주,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게다가 우리에게 한문도 가르치는 서무선생님마저도 멀찌감치 서서 "허 참! 허 참!" 하는 동안, 어른들이나 아이들이나 구경만 했고, 소방차가 오기는 했지만 이미 상황이 기울어질대로 기울어진 후여서 "접근금지!"만 외치고 있었습니다. 몇몇 학.. 2014. 7. 9.
『세계를 배우는 어린이지도』(공저) 제가 만든 책들을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대단한 책은 없습니다. 부끄러워도 참고, 그냥 정리해두고 싶어서 마련한 코너입니다. 『세계를 배우는 어린이 지도』부터 소개합니다. 이 책은 많이 팔리기도 했고, 문화관광부 우수도서로 선정되었으니 이름값도 높습니다. 지금도 심심찮게 팔리고 있습니다. 제게는 더 인상 깊은 점이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는 말만 하고,1 실제적인 작업은 별로 하지 못했는데, 함께 일한 세 명의 교사 중 두 명이 교수가 되었습니다. "교수가 그렇게 좋으냐?"고 한다면 좀 어색해질 수밖에 없겠지요. 그러나 교수가 되는 걸 굳이 마다할 교원이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그러면 이 책은 재수가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필자 중 한 분은 여전히 아직 '노처녀'입니다. .. 2010. 5. 7.
『슬픈 교육』 한정본(비매품)으로 낸 책의 표지입니다. 앞뒤 표지와 날개의 모습을 다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 블로그는 내 것이지만 이걸 책이라고 '책 보기' 코너에 소개하게 된 것이 참 쑥스럽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합니까. 나는 퇴임식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주변에서 이번에 퇴임을 하는 다섯 명에 대해 알아봤더니 두 명은 퇴임식을 한다고 했습니다. 하는 것이 좋은지, 하지 않는 것이 좋은지 잘 모르겠고, 어쨌든 나는 하지 않기로 했으며, "어이, 김 교장. 퇴임식이 언젠가?" 하거나 겉치레 인사로 "에이, 이 사람아. 왜 퇴임식을 하지 않는가?" 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보내줄 작정입니다. 본문에서 뒷 표지에 인용한 글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수업방법을 바꿔야 노벨상을 받을 날이 가까워질 수 있다. 과학시간이.. 2010. 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