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이사(菩提寺)라는 절의 결연팔강(結緣八講)에 참배했을 때 어떤 사람이 '어서 돌아오시오. 매우 적적하오이다'라는 편지를 보냈기에,
어렵게 찾은 은혜로운 연꽃의 이슬을 두고
그 허무한 세상에 어찌 다시 갈까나
もとめてもかかる蓮の露をおきて
憂き世にまたは帰るものかは
라고 써서 보냈다. 부처님의 자비로움이 가슴속 깊이 와닿아서 더 있다 갈 것을 생각하니, 중국 고사에서 집 식구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것도 까맣게 잊어버린 상중(湘中)과 같은 심정이었다.
일본 헤이안 시대 이치조(一條) 천황의 중궁 데이시의 여방 세이쇼나곤(淸少納言)이 지은 《베갯머리 서책(枕草子)》에서 옮겨 썼다.
결연팔강(結緣八講)이란 불도와 인연을 맺기 위해 하는 법화팔강(法華八講)으로, 법화경(法華經) 8권을 8좌(座)로 나누어 하루에 두 번 조좌(朝座), 석자(夕座)로 강론해 나흘 만에 끝내는 법회라고 한다.
신선 상중(湘中)의 일에 대해서는 이 블로그의 다음 글 참조
☞ 집도 잊고 가는 길도 잊어버린 상중 https://blueletter01.tistory.com/764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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