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많이 바쁘죠?"
그렇게 물으면 되겠지, 생각하며 며칠을 지냈다.
누구에게든 이쪽에서 먼저 전화를 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더니 이젠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고 있다.
그러던 차에 전화가 왔네?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하면 수다가 된다는 걸 염두에 두며 대체로 묻는 것에만 대답했다.
너무 서둘러 끊었나?
섭섭해할까 싶어서 개망초 사진을 보내주었다.
답이 없다. ... 바쁘긴 바쁜가 보다.
밤 9시 24분, 잊고 있었는데 답이 왔다. 다섯 시간 만이었다.
저쪽 : 꿀 냄새만 나는 게 아닌걸요~ 개 망할 풀 왜 이리 이뻐요!?
나 : 밭 임자가 의사인데 많이 바쁘겠지요, 지난해 심은 대추나무가 다 죽어 그 혼이 개망초꽃으로 피어나서 그래요 ^^
저쪽 : 선생님, 눈물 나려고 해요 ㅠㅠ
나 : 아! 이런!!! 웃으라고 '사실대로' 전해주었는데... 거짓말이나 할걸... 장마 중이어서 그런가요? 달이 참 예쁘네요.
저쪽 : 네^^ 선생님, 퇴근길이라 달 한번 보고 들어가요. 편안한 밤 보내시구요 ^^
나 : 고달프네요... 그렇긴 하지만 다 한때니까요. 좋은 주말이 되기를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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