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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이제 그만 자연 앞에 항복하자!

by 답설재 2023. 7. 13.

 

 

 

지구 나이를 46m의 길이에 비유한다면(46m면 아파트 17층쯤 되네?) 인간이 나타나 살아온 시간은 겨우 1mm쯤이란다. 어느 책에서 봤다.

 

그새, 그 짧은 시간에 인간들은 지구를 거의 다 망가뜨려놓고는(그런 주제에 비둘기는 해조害鳥고 뭐는 더럽고 뭐는 또 어떻고...) 이 너른 우주에 지구 비슷한 데가 없진 않을 것이라는 기대로 두리번거리고 있다(거기 가봤자 멋지게 개발한다며 망가뜨리는 건 순식간일 것이다, 뻔하다). 하루하루 조급해지니까 지금까지 알아낸 별 중에서는 그나마 화성에서 살아볼 궁리를 하는 게 좋겠다는 얘기도 한다.

 

어쨌든 지구에서 그냥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많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다른 별로 이사를 갈 생각 하지 말고(우주복 입고 하룬들 어떻게 살겠나...) 지금 당장 자연에게 항복하자고 호소하고 싶다. '개발' 좋아하고 돈 좋아하는 사람들은 유치한 소리 말라고 하겠지? 내 말을 일축하겠지?

가능만 하다면 그분들이 잘 연구해서 시범조로 화성으로 가면 어떨까 싶다.

 

올여름에는 밤만 되면 이 아파트 우리 동 앞 저 소공원에서 개구리 소리가 범람하고 있다. 이 아파트에 온 지 1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나는 쾌재를 부르고 있다.

"울어라! 울어라! 힘차게 울어라!"

"그렇게 해서(어떻게? 그건 모르겠다. 너희들은 알고 그러겠지?) 다 점령해 버려라! 응원한다~ 뜨겁게 응원한다~~"

"그런데 얘들아, 물도 없는 데서 괜찮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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