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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달빛이 잠을 깨웠습니다

by 답설재 2022. 2. 24.

 

 

 

발 사이로 달빛이 들어와 잠을 깨웠습니다.

무슨 증거를 삼으려는 건 아니었지만 일단 사진을 찍어두었습니다.

 

W 장학관을 안내한다고 어느 대학 건물에 들어가고 있는데 작동을 멈춘 에스컬레이터 손잡이가 칼날 같았습니다. 뭐가 이런가 싶어 둘러봤더니 다른 이들은 손잡이를 잡지 않고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내가 강의를 들은 교수를 찾긴 했는데 그는 병 든 모습이었습니다.

그 건물에서 헤매다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걸 깨닫고 얼른 내려와 뒤돌아봤더니 건물 주변이 매우 어수선했습니다.

일단 마스크를 사려고 인근 가게로 들어갔다가 무슨 진기한 먹거리를 만들어 파는 걸 봤습니다.

그걸 좀 사 먹을까 싶었지만 요령 좋은 사람들 때문에 도무지 주문할 틈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저 달빛이 나를 깨운 것인데 나는 지금 그렇게 실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인지......

요즘은 걸핏하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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