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걷기·오래살기

by 답설재 2022. 2. 28.

 

 

 

2016년 6월 15일, '파이낸셜뉴스'에서 「하루 15분 걷기 운동만 해도 수명 길어진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15분쯤이면 나도 가능하겠지?' 싶어서 기사를 읽고 댓글란으로 내려갔다가 놀라움과 함께 수치스러움을 느꼈습니다. '이렇게들 생각하는구나...'

나의 경우 삶의 용기 같은 것이 그런 수치스러움에게 갉아먹히게 되고 그건 예방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마음에 드는 댓글을 고른 것이 아니고 한 부분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은 닉을 감춘 것이고, 가령 1시간 전은 댓글 단 시각, 은 댓글이 '좋다'고 한 사람(엄지를 위쪽으로 든 손), □은 아니라고 한 사람(엄지를 아래쪽으로 든 손)은 아니라고 한 사람 수입니다.

 

 

**

그래도 조금이라도 걸어 다니고 운동하는 노인네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맨날 술이나 처먹고 동네 사람들과 싸움질이나 하고 돈 욕심은 하늘을 찔러서 돈 버는 데에만 죽자 사자 매달리는 노인네들 보면 미련해 터진 게 보인다. 그 지랄하고 몸 아프면 누워서.. 국가가 또는 동네에서 뭐 안 해주나 하고 뭐 바라기나 하고.. 쓰레기 노인네 된다.

■ 58 □ 3

 

**

노력할 테니 부모님 잘 모시게.. 남의 자식들에게 쓰레기 취급받지 않게

 

**** **

늙어서 수명 길어지는 것도 천벌이다.. 적당히 살다 죽는 게 복이다..

 57  6

 

*** **

오래 살아 머할 건데? 나도 피곤하고 자식들도 힘들고

 37  3

 

*-*-******

그나마 걷기 운동하는 사람들은 괜찮은 노년을 보내는 사람들이다. 특히나 새벽부터 중풍에 걸려 제대로 걷지도 못했던 노인이 몇 년 정도 매일 같이 목욕을 하러 가는 모습을 보았는데 얼마 전에 팔만 조금 부자연스럽고 거의 멀쩡하게 걸어가며 목욕타올 손에 들고 가는 모습을 보고 놀라면서도 속으로 응원했다. 운동을 못하건 안하건 걷는 것조차 못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죽을 날 기다리는 좀비나 마찬가지다. 사람이 땀과 노폐물을 배설해야 신진대사가 이루어지는데 옷 잘 입고 다니면서 땀 한 방울 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귀찮아하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13  1

 

**** **

좀 더 살면 뭐 하겠노? 선거철 되면 투표해라고 까까 사주겠지. 선거 끝나면 요양원에서 험한 꼴이나 당하겠지. 마..그냥 벽에 똥칠할 것 같으면 안녕해야지~

 13  1

 

***

어버이연합과 까쓰통 영감들 사망위험이 감소한다니... 국가적 재앙이다.

 10  3

 

***

적당히 살아야지 요샌 장수도 그리 복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사는 날까진 덜 아프게 살고 싶다.

 7  0

 

****

미세먼지 땜에 오히려 수명 단축될 듯

 8  2

 

**

오래 살아서 모하나? 젊은이들만 내 자식들만 힘들어지는데. . .

 6  0

 

****

큰일이네.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요즘 열심히 걷고 있는데 오래 산다니~

 5  0

 

**

수명 늘려 뭐 할래

 6  2

 

 

나는 15분 걷기를 하지 않습니다.

이러나저러나 수치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만난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몰입의 기술  (0) 2022.03.03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0) 2022.03.01
귀신과 요정  (0) 2022.02.27
달빛이 잠을 깨웠습니다  (0) 2022.02.24
앨리스 먼로 ... 기억  (0) 2022.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