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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헬조선"과 '발견'

by 답설재 2016. 1. 5.

 

 

 

 

"헬조선"과 '발견'

 

 

 

 

 

2015.12.19. KBS 1 TV

 

 

 

 

 

 

 

  내가 허름한 옷을 입고 병원에 갔다가 예쁘장한 간호사로부터 홀대를 당했다는 얘기를 하자―정말이지 그때 나는 울 것 같았지만 이미 내 아내가 화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어 꾹 참았는데―내 친구는 호텔과 공항 같은 곳에서 걸핏하면 그런 취급을 받는다면서 "그러려니 하라"고 했습니다.

  학술원 회원인 그 친구는 우리나라 과학 발전에 대한 공적으로 공항에서도 이름만 대면 특별한 문으로 출입한다는데 여간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뭐가 달라지느냐고 했습니다.

 

  그분과 나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가진 사람(가령 돈이나 권력 같은 것)이 가졌다는 표를 내는 사회는 한심한 사회입니다."

  "그럼요, 그렇게 되면 없는 사람들은 화가 나지 않겠어요?"

  "그러니까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것은 당연하지요."

  "알고 보면 다 똑똑한 사람들 아니겠어요? 기가 죽어서 살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우리나라는 3월에 한 학년씩 올라가고 중·고등학교, 대학교로 진학합니다.

 

  새로 한 반이 되고 같은 학과가 되는 그 아이들, 그 학생들에게 다음 각 질문에 해당하는 친구를 찾아서 그 이름과 이유를 적게 하는 활동을 시킬 수 있습니다.1

  "아주 좋아하는 책이 있는 친구는 누구인가?" "그 책은 어떤 책인가?"

  "싸움을 말린 친구는 누구인가?" "어떻게 해서 말릴 수 있었는가?" 

 

 

 

 

♣ 다음에 해당하는 친구를 찾아봅시다.

 

1. _____에게는 아주 좋아하는 이야기(책)가 있다.

  그 이야기(책)의 제목은 무엇인가?

 

2. _____에게는 재미있거나 특별한 취미가 있다.

  그 취미는 어떤 것인가?

 

3. _____는 학교에서 특별히 하기를 좋아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어떤 것인가?

 

4. _____는 최근에 무엇을 하는 방법을 처음으로 배웠다.

  그것은 어떤 것인가?

 

5. _____는 최근에 자랑스러운 일을 하였다.

  그것은 어떤 일인가?

 

6. _____는 최근에 다른 사람을 도와주었다.

  어떻게 도와주었는가?

 

7. _____는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은 어떤 것인가?

 

8. _____는 우리가 쓰는 말(언어)과 다른 말을 잘 한다.

  그것은 어떤 말인가?

 

9. _____는 _____에 대하여 아주 관심이 많다.

  왜 그런 관심을 갖게 되었는가?

 

   10. _____는 어떤 사람들이 싸우는 것을 말린 적이 있다.

  어떻게 말렸을까?

 

 

 

 

 

 

 

  아이들은 교실을 돌아다니면서 각 질문에 해당하는 학생을 찾습니다.

  여러 사람과 이야기해 보면서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의 이름을 쓰게 합니다. 단 학생들의 이름은 각각 한 번만 쓸 수 있게 하고, 꼭 필요하면 자신의 이름도 쓸 수 있게 합니다.

 

  각 질문에 대한 답을 모두 찾을 때까지 계속하거나 15~20분 간 활동한 후에 다음과 같은 문제를 중심으로 토의를 전개합니다. 한 명씩 조사 결과와 발견한 점들을 모두 발표하고 토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조사로써 알게 된 것이 있습니까?

  *친구들에 대해 발견한 점 중에서 놀라운 점이 있습니까?

  *자신과 다른 학생들간에 어떤 공통점이 있습니까?

 

 

 

 

  왜 이런 활동을 시키겠습니까?

  서로  긍정적인 자질과 장점들을 이해하고, 이후 갈등 해소 작업을 위한 토대로서 자신과 동료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학기초에 학생들이 서로 더 잘 사귈 수 있는 계기가 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빙빙 돌려서 이야기할 필요 없겠지요? 한 마디로 하면, "제발 좀 혼자 잘난 체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들이나 하는 짓입니까? 중·고등학생, 대학생에게는 유치해서 도저히 적용할 수 없는 프로그램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초등학교에서조차 이런 활동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적용 대상에 따라 질문을 바꾸거나 고급화하면 누구에게라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 "금수저·흙수저" "헬조선" 같은 '아픈' 단어들이 우리 사회의 현실을 나타내고 있다는 기사를 보고 이 생각을 했습니다.2

  무엇인가 하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 활동을 전개하면 좋겠습니다.

  농담으로라도 "돈만 있으면 그 어느 곳보다 살아가기가 좋은 사회"라는 무지막지한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반성해야 하는 사회이고, 그런 반성을 위해서도 이 활동은 적절할 것입니다.

 

 

 

 

 

 

 

  1. 유니세프한국위원회(1998),『지구촌 클럽 초등학교 교사용 참고자료(실험용)』,199~201쪽 참조. 원전은 Susan Fountain(1995), Education for Development : A Teacher's Resource for Global Learning(UNICEF), Hodder & Stoughton, London, pp. 199~201. [본문으로]
  2. 조선일보 2015.8.22.B4~5, '한국이 싫다는 젊은이들'-망한민국, 헬조선...우리 청년들은 왜, 대한민국을 지옥으로 부르게 됐나. 조선일보 2015.12.30.A8, SNS 빅데이터 분석 '신조어로 본 2015년'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