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 일이야? 이 위험한 곳에?"
"……"
"추워서? 예년에 비하면 그리 추운 것도 아니라잖아?"
"……"
"음…… 배가 고픈가? 이런 곳에 뭐가 있겠어?"
"……"
"근데 왜 혼자야? 그때 짝꿍이 자동차에 치여 죽은 후로 내처 혼자 지낸 거야?"
"……"
'소리없는 슬픔' ☞ http://blog.daum.net/blueletter01/7638462
"상봉역이나 청량리역 같은 곳에는 많던데…… 그런 곳에 가서 새 짝을 찾아보는 게 어때? 그렇게 혼자 지내는 것보다는 나을 거 아냐?"
"비둘기들이 많고 어수선해 보여서 그런 생각하는 것 같은데 걔네들 다 짝 있어."
"……"
"……"
"많이 위축된 것 같네? 모이나 제대로 찾겠어?"
"그냥 와 본 거야……."
"행운을 빌게. 우선 건강해야 해. 살아남아야 할 거 아냐?"
"그걸 마음대로 해? 잘 알잖아."
"그래도……"
"여럿이 어우러지면 잊고 지내는데 이렇게 혼자 있을 땐 일생이 참 곤궁하다는 느낌이야."
"왜 그래? 왜 그런 말을 해? 그러지 마! 아, 정말 싫어. 그런 말 듣기 싫어."
"그럼, 어서 가. 난 좀 살펴보고 떠날 거야."
"조심 해……. 다음에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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