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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미안, 그리팅맨(Greetingman)!

by 답설재 2016. 1. 16.

 

 

 

 

 

보신 적 있습니까?

마포대로변에 있습니다.

마포가 멀면, 2012년에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중심가 부세오에도 세워 놓았다니까 거기 가서 봐도 되겠습니다. 아! 강원도 양구, 서귀포에도 있답니다.

 

'무슨 인사를 발가벗고 할까?'

'가슴과 복근에 비해 그 아래는 빈약하게 표현됐네?'

'여성들은 뭐라고 생각할까? 아무려면 저렇게 빈약할까, 더 크든 작든 더 굵든 가늘든 더 귀엽든 흉측하든…… 어쨌든 저건 영 실감이 나질 않네 그려. 그런 생각들을 할까?'

 

 

또 생각합니다.

'저런 걸 보면 남성에 대한 신비감이 사라지거나 줄어들진 않을까?'

'그렇진 않겠지? 나라면, 저 조각이 여성이라면, 여성에 대한 신비감이 줄어들까?'

'로댕이나 그 제자 까뮤 끌로델 전시회에서 여성의 신체 부위 곳곳이 그처럼 섬세하고 아름답게 표현된 조각들을 보고는 여성에 대한 신비감이 사라지거나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난 것 같지 않아?'

 

그렇게 하여 남성이든 여성이든 이성, 그리고 이성의 '저곳'에 대한 신비감은 영원한 것이라는 데까지 가서 멈추고 다른 생각을 시작했습니다.

 

별 것도 아닌 걸 가지고?

별 것도 아닌 게 아니죠. 저게 왜 별 것도 아니란 말입니까? 저 물건이야말로 영원한 숙제가 아닐까요?

 

 

저 사람 이름은 '그리팅맨(인사하는 사람)'입니다.

작가(유영호) 인터뷰 기사를 봤습니다(조선일보, 2016.1.5. A20. '지구 반대편 한국서 온 그리팅맨 인사드립니다')

 

"동양권에서도 허리 숙여 인사하는 나라는 우리하고 일본 두 곳밖에 없더라고요. 그중에서도 한국식(15도 인사)은 허리를 90도 꺾는 일본식하고는 달리 과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맛이 있지요."

"고개 숙이는 인사법엔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존중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타인을 배려하는 겸허한 태도인 거지요. 이념, 인종, 계층, 종교 같은 차이는 이런 배려만 있으면 극복할 수 있을 겁니다."

 

그것도 모르고 애꿎은 곳만 생각했으니…… 이 나라 세태 같은 걸 보더라도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 타인을 배려하는 겸허한 태도 같은 걸 염두에 두고 살아도 모자랄 판에…… ㅉㅉㅉ. 심지어 저곳만 하더라도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나이가 되었으면서 입만 성해 가지고서는…… 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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