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0(새벽)
교실 정리
교실을 정리하고 앉아 있었다. 서너 개의 수반에서 식물들이 제법 잘 자라고 있고, 그 중 하나의 수반에는 기묘하게 생긴 무가 가로놓여 있었다.
그러다가 서울역 휴게실 같은 곳에서 대학 동기들 대여섯 명이 한담을 나누는 장면으로 바뀌었는데, 커다란 화분의 초록잎이 사람의 손길이 가까이 가면 홍색으로 변하는 걸 신기해하고 있었다. 나도 손을 대어보며 '이 식물은 흡사 사람처럼 부끄러워하는구나' 생각하였다.
꿈에서 깨어나며 '최근에는 교실을 정리하는 꿈을 자주 꾼다.'고 생각했다.
2015.11.3.0:15
"엄마, 엄마!"
정체가 불분명한 두어 명으로부터 어떤 압박을 받고 있었다. "아직 마스크도 벗지 않았잖냐?"고 항변하며 그 마스크를 벗는데 안경이 걸려 함께 벗겨졌다.
"아, 엄마! 엄마!……"
아내가 잠을 깨웠다. 잠든지 30분도 지나지 않은 때였다.
43년만에 "엄마"를 불렀다는 걸 생각하며 다시 잠이 들었다.
2015.11.30(새벽)
교과서 일
넓다란 회의실이다. 하얀 테이블 보가 덮인 탁자들이 크게 사각형으로 배열되어 있다. 나는 이쪽 가운데에 앉아서 두어 번 교과서 개발에 관한 내용의 전화에 대답을 해주었다. 내가 말하는 것은 중요하고 권위 있는 내용이어서 사람들이 주시하며 듣는다.
회의가 끝나고 회식 장소로 이동하게 되었는데 신발 끈이 풀려 있다. 대충 매려다가 그렇게 해서 다시 손을 대기보다는 아예 잘 매고 출발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M사 Y전무가 장소를 물어서 대답해주려고 했지만, 그는 내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서둘러 떠나고 말았다.
도중에 저쪽에서 다른 팀의 팀장이 다가와 나에게 이야기한다. 시간과 테마를 내가 잘못 이야기해서 착오가 생겼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런 것에 대해서는 언급한 적도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고, 그들이 회의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 팀장은 팀원들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아예 자신이 마련한 회의자료를 일방적으로 설명하고 있었는데, 주로 미국의 교과서를 분석하며 원고를 쓰려는 것 같았다. 그게 충격적이었는데, 그렇게 하는 것을 일상적으로 여기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2015.12.11(금). 새벽.
아름다운 환영
고향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다. 장학사인가 싶은 여성 두 명과 함께였는데, 그들은 나와 함께 차를 타고 쉬운 방법으로 가는 걸 걱정스러워 했다. 나는 여유롭게 웃으며 그 걱정을 즐기고 있었다. 저만큼 앞서서 S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의 그 키 큰 여선생님이 빠른 걸음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지금은 헐려버린 예전의 집 옆으로, 짚으로 이은 지붕은 좀 허술하지만 새로 지어진 우리 집이 보였다. 우리 집으로 먼저 들어가봐야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름다운 색동옷을 차려입은 이웃집 아낙네가 미소를 지으며 우리를 반겨주었다. 음식을 장만하는 그 아낙네의 옆에는 예쁘지는 않지만 단정해 보이는 아주머니가 일을 돕고 있었다.
그 이웃집도 흘려버린지 오래이다. 꿈은 언제나 '그 참 이상한 일'이라는 느낌을 준다.
2015.12.15(화). 새벽.
절벽에서
깎아 세운 듯한 절벽을 오른다. 겨우 지탱하고 있는 듯한 나무뿌리 몇 가닥, 곧 허물어질 듯한 흙부스러기, 그런 것들뿐, 무언가 움켜잡아야 몸을 끌어올릴 수 있겠지만 마땅한 것이 눈에 띄지 않는다. 손을 놓거나 움켜쥔 부분이 허물어지면 끝이다. 바로 위에서는 한 소년이 안간힘을 쓰며 오르고 있고, 내 밑으로도 누군가 뒤따르고 있다. 거기까지는 그런대로 올라온 셈이고, 소년의 몸을 떠받치거나 밀어올리거나 하며 도와주기도 했다. 그 아이가 올라가야 나도 뒤따를 수 있고, 아래에서 올라오는 사람에게 받치지 않는다.
그때 앞서 오르는 소년이 난감한 고비를 맞는다. 그 소년이 쥐고 있는 막대가 그 막대를 끼운 홈을 타고 밑으로 빠지고 있다. 내가 얼른 밀어올리고 소년의 몸을 위로 받쳐주었으나 별 수가 없다. 덩달아 나도 위기를 맞은 걸 느낀다.
차라리 꿈을 깨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으로 비명을 지른다. 새벽 5시. 꿈을 깨어서도 그 상황이 자꾸 떠올라 몸서리를 친다. '걸핏하면 이런 꿈인가' 했지만 최근에 실제로 이런 꿈을 꾸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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