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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다시 그 비둘기!

by 답설재 2016. 1. 19.

 

2016.1.16(토).

 

 

 

 

 

"왠 일이야? 이 위험한 곳에?"

"……"

"추워서? 예년에 비하면 그리 추운 것도 아니라잖아?"

"……"

"음…… 배가 고픈가? 이런 곳에 뭐가 있겠어?"

"……"

"근데 왜 혼자야? 그때 짝꿍이 자동차에 치여 죽은 후로 내처 혼자 지낸 거야?"

"……"

 

 

                                       '소리없는 슬픔' http://blog.daum.net/blueletter01/7638462

 

 

"상봉역이나 청량리역 같은 곳에는 많던데…… 그런 곳에 가서 새 짝을 찾아보는 게 어때? 그렇게 혼자 지내는 것보다는 나을 거 아냐?"

"비둘기들이 많고 어수선해 보여서 그런 생각하는 것 같은데 걔네들 다 짝 있어."

"……"

"……"

"많이 위축된 것 같네? 모이나 제대로 찾겠어?"

"그냥 와 본 거야……."

"행운을 빌게. 우선 건강해야 해. 살아남아야 할 거 아냐?"

"그걸 마음대로 해? 잘 알잖아."

"그래도……"

"여럿이 어우러지면 잊고 지내는데 이렇게 혼자 있을 땐 일생이 참 곤궁하다는 느낌이야."

"왜 그래? 왜 그런 말을 해? 그러지 마! 아, 정말 싫어. 그런 말 듣기 싫어."

"그럼, 어서 가. 난 좀 살펴보고 떠날 거야."

"조심 해……. 다음에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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