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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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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육의 어려움

by 답설재 2010. 7. 15.

 

 

 

시사교육의 어려움

 

 

 

  이 사진 좀 보십시오.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미안한 말이지만,

  전 처음에는 ‘와, 이건 정말!’ 싶었습니다.

  ‘잠깐만’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정말로 잠깐입니다.

  기름 태우는 걸 알고 보면 찰나라도 그런 느낌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건 당연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이 사진이 실린 페이지를 여는 ‘순간’이었을 뿐입니다.

 

  그건 그렇고, 사진의 크기나 배치, 사진 설명 혹은 기사 내용을 보면,

  제가 본 세 가지 신문이 다 다릅니다.

  잠깐 그렇게 보이게 하는 신문도 있고,

  ‘아, 이건 정말 큰일이구나!’ 싶게 하는 신문도 있고,

  그냥 ‘이 사진도 좀 보라’는 듯한(혹은 '규모로는 뭐 별 거 아니네' 싶은 느낌을 주는) 신문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선생님께서 NIE(Newspaper in education) 수업이나 시사교육을 하시려면

  얼마나 조심스럽고 어려울지 짐작이 됩니다.

  평생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침잠해 있는 교사로서

  교육 외에는 세상일에 뭐 그리 밝지도 못하고, 이렇다할 전문성을 내세우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봐라, 이러니 우리는 살아 있어도 산목숨이 아니야!”

  (공교롭지만 아래의 신문기사 중 '죽은 목숨'이란 단어와는 전혀 관계없는 표현입니다. 아래의 '죽은 목숨'이란 석유회사 BP 즉 브리티시페트롤리엄이 그렇게 됐다는 뚯입니다.)

  그러실 수도 있고,

  (그러면 아이는 그만 웃고 싶지도 않고, 웃긴 웃어도 정말로 웃는 건 아니고……)

 

  “이러니까 우리가 개발도 하고, 환경보호 활동도 하고 그러지 않겠니?”

  그러실 수도 있고,

 

  아이들의 눈으로 보고 듣고 읽고 경험한 것을 소재로 하여

  아이들의 생각으로 토론해보게 하고,

  결론은 언제나 유보해주실 수도 있고,

  (은연 중에 교사의 생각을 주입하고 싶은 욕구도 참아내고.)

  ……

 

 

  참고로 세 신문의 사진 설명 혹은 기사를 다 보여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1

 

 

 

 

 

 

 

 

 

 

 

 

 

  1. 맨 처음의 사진과 바로 아래의 기사는 문화일보 2010년 7월 12일, ‘멕시코만 원유유출 3개월’이고, 그 다음 사진과 그 아래의 사진 설명은 조선일보 2010년 7월 13일 A1면, 맨 아래 사진과 맨 아래 사진 설명은 중앙일보 2010년 7월 13일 17면의 것입니다.가운데 사진은 보관 상태가 좋지 않아서 이상하게 보입니다. 송구스럽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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