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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현장학습8

"얘들아, 조심해! 행복해야 해!" 얘들아, 반갑다! 선생님 부탁 말씀 잘 들으며 부디 조심해야 해! 우리에겐 너희뿐이야. 너희가 모든 것이야. 어른들이 그걸 잠시 잊을 순 있어도 모르는 건 아니야. 모두들 행복해야 해! 믿을 게~ 잘 부탁할 게~ 2021. 4. 22.
도살장 현장학습 내가 사랑에 빠져 있었던 시절에는 모든 게 달랐다. 세상이 다르게 보였다. 지금의 내가 아니었다. "지금 네가 하는 것은 아주 훌륭한 직업이야."라고 누누이 혼자 중얼거렸고 아침에 출근할 때마다 할머니를 다정하게 포옹했고 이 동네도 정말 평화롭고 살기 좋은 아늑한 곳이라고 믿었다. 내가 그녀를 만난 것은 도살장에서였다. 그렇다고 그녀가 거기에서 일을 했다는 소리가 아니다. 그녀는 유치원 선생님이었다. 그녀가 격주로 금요일마다 현장학습을 위해 아이들을 데리고 이곳에 오는 바람에 그녀를 만났던 것이다. 도살장에서는 요일별로 모든 연령대의 방문객을 받았다. 그녀가 데리고 오는 가장 어린 연령층의 방문객은 주로 동물 구경을 하고 암소는 "음메" 하고 울고 양은 "메"하고 운다는 등, 주로 그런 것들을 배우러 온.. 2015. 8. 24.
현장학습에 대하여 현장학습을 흔히 '체험학습'이라고 하고 있지만, 그건 사실은 의미가 전혀 다릅니다. 좀 꼬아서 이야기하면 현장에 가서도 체험학습을 하지 않을 수도 있고, 체험학습이라고 해서 굳이 현장에 가야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별활동'과 '재량활동'이 사라진 자리에, 그 뭐죠? 자주 바뀌기도 하지만, 자꾸 '창체'라고들 하니까………… 아, '창의적 체험학습'! 그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창의적인 게 별로 좋지 않은 교육영역이 있습니까? 그렇지 않다면, 창의적인 게 좋다면, 그럼 '창의적 국어', '창의적 사회', '창의적 수학'……은 어떨까요? 그 이름을 지은 학자에게 좀 물어보고 싶어집니다. '창의적 체험학습'이라………… 뭘 어떻게 하자는 건지………… ♬ 지난해 10월 마지막 날, '이런 체험학습 어때요?.. 2013. 5. 19.
현장학습-중심지 탐방 현장학습 - 중심지 탐방 이 블로그 방명록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보면 되겠지만 소개하고 싶어서 옮깁니다. 하늘이 아주 맑습니다. 파란 하늘 군데군데 떠다니는 구름이 고기를 낚지 않고도 부유하는 강태공처럼 느껴지는 것은 가을 한가운데 있음을 말하는 거 같네요. 잘 .. 2012. 9. 18.
"단 한 명 견학도 환영!" 10인 이하의 소수 방문객의 경우 차량 배차가 힘들다는 이유로 견학을 제한해온 현대자동차가, 오늘(2월 8일) 울산공업센터 지정 50주년을 맞이하여 단체가 아닌 단 1명이라도 공장견학이 가능하도록 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문화일일보, 2012.2.8,11면,「현대차...) 기사의 일부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전략)… 소규모 인원이 현대차를 견학할 경우 현대차 인터넷 홈페이지(http://pr.hyundai.com)를 통해 신청하면 매주 금요일 오후 1시30분에 회사버스를 타고 150만평이 넘는 울산공장을 견학할 수 있다. 방문 코스는 홍보영화 관람, 3공장 생산라인, 수출 선적 부두 순으로 구성했다.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상황별, 계절적 특성에 접합한 소정의 기념품도 준비한다. …(중략)….. 2012. 2. 8.
책 읽는 선생님 <지난주 가을독서축제 때 학교 홈페이지에 탑재된 사진 : 양지뜨락에서 산 책을 그새를 못 참고 쪼그리고 앉아 읽고 있는 아이가 많은 생각을 갖게 합니다.> <K 선생님의 편지> 야당은 총리 후보자를 인준할 수 없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나타난 결과를 보면 그에게 씌워졌던 외피.. 2009. 9. 27.
조엘 에글로프 『도살장 사람들L’étourdissement』 『현대문학』 2009년 2월호에 소설의 일부가 소개되었다. 번역자(이재룡 숭실대 불문과 교수)가 다음과 같은 주를 붙였다. 『도살장 사람들』은 조엘 에글로프Joël Egloff의 네 번째 소설이다. 『현대문학』은 에글로프의 처녀작 『장의사 강그리옹』과 두 번째 작 『해를 본 사람들』에 이어 『도살장 사람들』을 출간하기에 앞서 일부를 먼저 소개한다. 이 작품은 시골마을의 도살장에서 일하는 남자가 겪는 소소한 일상을 그린 이야기이다. 폐수처리장, 쓰레기하차장, 폐차장에 둘러싸인 마을에 사는 어리숙한 사람들의 어두운 일상이 작가 특유의 해학적 시각으로 그려진 『도살장 사람들』은 수상작이다. 프랑스 라디오 방송국인 '엥테르'가 주관하는 은 전국 각지의 독자를 대표하는 25명이 투표로 수상작을 결정한다. 이제 겨.. 2009. 2. 8.
모딜리아니 『검은 타이를 맨 여인』 1968년 가을, 쓸쓸한 시절에 곧 졸업을 하게 된 우리는 역 앞 그 2층 다방에서 시화전(詩畵展)을 열기로 했습니다. 일을 벌일 생각은 잘 하면서도 누구는 뭐 맡고, 또 누구는 뭐 하고…… 남을 잘 동원하는 게 제 특성이어서 남에게만 좋은 시(詩)를 내라며 날짜를 보냈으므로 다 챙기고 보니 정작 제 작품은 없었습니다. 늦가을이고 또 한 해가 저무는구나 싶어서 거창하게 '사계(四季)'라는 제목으로 쓰고 보니 영 시원찮았지만 기한이 다 되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것이 처음 써본 시였고 마지막 작품이었습니다. 별 수 없어 그림이라도 특별한 것을 넣어 그것으로 눈길을 끌자는 생각을 하다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검은 타이를 맨 여인』이라는 그림을 보게 되었습니다. 모딜리아니의 그림은, 어젯밤, 그러니까 2월.. 2008. 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