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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우주10

'과학자들이란 참...' 가모프와 앨퍼의 이론에 의하면 지금으로부터 수십억 년 전에 우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공간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그 내부는 엄청나게 뜨거운 중성자 기체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무언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이 작은 공간에서 대폭발이 일어나  빠르게 팽창하기 시작했고, 부피가 커질수록 온도가 내려가면서 중성자들이 서로 충돌─융합하여 수소를 비롯한 원자들이 만들어졌다.그러나 이 가설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 자연에는 질량이 5인 원소가 존재하지 않는다. 즉, 질량이 4인 헬륨에 도달하며 더 무거운 원소를 만들 수 없다는 뜻이다. 헬륨에 또 다른 중성자를 추가하면(질량=5) 원자핵이 매우 불안정해져서, 약 10억×1조분의 1초 만에 분해된다. 또 하나의 중성자가 침투하여 질량=6인 원소로 변신하기에.. 2024. 12. 11.
닐 디그래스 타이슨·도널드 골드스미스 《오리진》 닐 디그래스 타이슨·도널드 골드스미스 《오리진》곽영직 옮김, 지호 2005      현대물리학의 두 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양자물리학(작은 것을 기술하는 과학)과 일반상대성 이론(큰 규모의 과학)을 조화시키는 방법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140억 년, 그간 있었던 일과 그 변화를 알아보려고 한 학자들의 노력을 설명한 책이다.  우주의 나이가 겨우 몇분의 1초밖에 안 되었을 때 우주의 온도는 1조 도가 넘었다. 우주는 빛으로 가득했고 따라서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밝았다. 이때 우주의 주요 관심사는 팽창이었다. 시간이 흐를 때마다 우주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부터 더 많은 공간이 생겨났다. 지난 천 년의 인류 역사를 통해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자였던 아이작 뉴턴은 모든 물체 사이에 '원격 작.. 2024. 10. 14.
해리 클리프 《다정한 물리학》 해리 클리프 《다정한 물리학》How To Make An Apple Pie From Scratch박병철 옮김, 다산사이언스 2022       소립자를 연구하는 분야, 즉 입자물리학의 역사를 "무(無)에서 사과파이를 만드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쉽고 재미있게 쓰려고 한 책이다.이론물리학과 실험물리학을 넘나들며 그동안 이론물리학은 상상의 골짜기를 따라 무한으로 치닫고 있지만 실험물리학은 그 이론(상상)을 실험으로 증명해 내야 하므로 두 분야의 간극이 너무나 크다는 걸 실감하게 한다. 아인슈타인과 칼 세이건 등 탁월한 과학자에 대한 무한한 존경과 애정이 느껴지기도 하고, 기라성 같은 학자들의 눈물겨운 혹은 감동적인 '무용담'을 감상하면서 (적절한 비유는 아니지만) "삼국지"나 "수호지"에 등장하는 무수한 영웅·.. 2024. 9. 19.
'헤아릴 수 없는 천국' '우주'universe라는 용어는 지금까지 관측되었거나 앞으로 관측될 모든 은하를 총칭하는 것으로, 알려지거나 알려지지 않은 모든 천체와 우주적 경이의 총체다. 1920년대만 해도 천문학자들은 우주에 있는 모든 별이 우리 은하에 속해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다 헤아릴 수도 없을 수십억 개의 은하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지금 보면 아주 깜찍한 생각이다. 우리는 '우리 은하'가 우주의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수십억 개의 은하가 존재한다면서 우리 은하가 우주의 전부라고 믿었던 그 생각을 '아주 깜찍한 생각'이었다고 표현한 걸 보고 미소를 지었다. '깜찍한 녀석' '깜찍한 놈'이라고 할 때의 그 '깜찍한'. 2014년 9월, 천문학자들은 우리 은하가 속한 은하군의 너비가 5억 광.. 2023. 12. 28.
엘라 프랜시스 샌더스 《우아한 우주》 엘라 프랜시스 샌더스 《우아한 우주》 EATING THE SUN : Small Musings on a Vast Universe 심채경 옮김, 프시케의숲 2022 바쁘게 혹은 무심코 살아간다면 '우주'라고 해봤자 별것 아닌데─우주를 잘 몰라서 곤혹스러운 건 물리학, 지구과학 같은 과목 시험을 볼 학생 말고 또 있을까?─ 그 우주에 대한 글들을 써놓은 책이다. 어떻게? 이렇게, '신비롭게' '자세하게' '흥미롭게' '시적으로'. 이런 책을 보면, 나는 다시 책을 낼 기회가 찾아오면 이번에야말로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신중하게 정리하고 결정해서 독자들의 마음에 들도록 할 것을 생각하고 있지만, 이런 책 때문에─내가 책을 내기보다 우선 읽어야 할 책이 자꾸 나타나서─내가 책 내는 일을 시도할 시간이 남지 않을 것.. 2023. 12. 4.
알랭 드 보통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알랭 드 보통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박중서 옮김, 청미래 2011 책에 관해서만큼은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려는 의욕으로 필자를 소개하고 줄거리를 만들고 감상을 쓰는 건 아무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알랭 드 보통(무신론자)은 가톨릭을 중심으로 종교의 유용성을 제시하면서 무신론자들도 종교의 훌륭함을 염두에 두고 '새로움'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책 내용을 요약해 놓았다가 나중에 살펴볼 필요가 있을까? 그럴 필요가 있다면 내게 절실하게 다가오는 문제를 다룬 부분을 옮겨보는 것이 낫겠다. 우선 인간이 얼마나 비참해질 수 있는가에 대해 욥을 소개한다. 무신론자에게 가장 위안이 되는 구약성서의 내용은 바로 욥기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 책은 왜 착한 사람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는지 하.. 2023. 7. 11.
칼 세이건 《코스모스 COSMOS》 칼 세이건 《코스모스 COSMOS》 홍승수 옮김, 사이언스북스 2006 이 책 이야기를 하려고 몇 년을 별렀다. 엄두가 나지 않았다. 코스모스(COSMOS), 그것은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있을 그 모든 것"이라는 서문(앤 드루얀) 첫머리의 인용구로부터, 그리고 "우주는 현기증이 느껴질 정도로 황홀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은 결코 아니다. 우리도 코스모스의 일부이다. 이것은 결코 시적 수사修辭가 아니다"라는 머리말에서부터 압도당하고 있었다. 그게 시적 수사가 아니라고? 칼 세이건은 그렇게 부정해 놓았지만 우주는 시적 수사가 아니라면 그 아름다움과 광활함 같은 걸 이야기할 길을 찾을 수 없어서 일부러 그렇게 표현했을 것 같았다. "코스모스의 광막한 어둠 속에는 1.. 2022. 1. 30.
사라져간 별들 이게 말이나 됩니까? '우리 은하(Our Galaxy, the Milky Way)'에는 태양이 1000억 개~4000억 개나 있답니다. 그렇다면 태양이 아닌 별들은 또 얼마나 많겠습니까? 더 기가 막히기로는 '우주(the Universe)'에는 '우리 은하' 같은 별들의 집단이 1000억 개 이상 있다고 합니다("세상에!" 혹은 "정말?"). 그것도 모자라는지 지금도 무시무시한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면서요? 김정욱이라는 천체물리학자가 그러대요. 거듭 말하지만 나는 이런 사실(?)을 믿지 않습니다. 믿을 수가 없습니다. 믿을 걸 믿고 믿을 게 따로 있지요. 그저 과학을 안다는 사람이 설명해 놓은 걸 보고 메모해 놓았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과학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믿을 수는 없지만 나 자신이 과학자가 아니.. 2017. 1. 5.
위베르 리브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 위베르 리브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 강미란 옮김, 열림원 2011 "이제 곧 밤이 되겠구나. 태양이 졌으니 말이다. 하늘에 별이 보이기 시작했어. 저 별의 빛이 지구까지 오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단다. 저기 보이는 별들 중에 어떤 건 광년으로 십여 년 거리, 또 어떤 건 백여 년 거리, 또 어떤 별은 천여 년 거리에 있단다. 예를 들어 북극성을 볼까? 우리에게 북쪽이 어딘지 가르쳐주는 그 별은 430광년의 거리에 있단다. 오늘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북극성의 빛은 1580년경에 출발했다는 말이 되지." 할아버지가 동방박사라고 부르는 세 개의 별이 있잖아요. 오리온 자리에 있는, 그 별들은 얼마나 먼 거리에 있어요?" "우리 눈에 보이기까지 약 천4백 년을 여행했지. 그러니까 로마제국.. 2012. 3. 29.
장피에르 베르데 『더 높이, 더 멀리』 장피에르 베르데(천문학자) 글, 피에르 봉 그림 『더 높이, 더 멀리』 조현실 옮김, 파랑새 2009 초등학교 3, 4학년? 글쎄요. 더 넓게 생각해도 5학년까지의 어린이들이 보면 딱 맞을 책입니다. 그러니까 지난 주말에 제가 외손자 선중이에게 선물한 책입니다. 그 책을 좀 읽어보고 녀석에게 주었습니다. 마지막 부분인 40~45쪽의 그림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곁들여져 있습니다. 여섯 페이지에 걸쳐 설명된 것이 겨우 이것이니 어린애들이 보면 좋을 그림책이 분명합니다. 우리 태양은 수십억 개의 별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가족, 즉 우리 은하계에 속해 있습니다. 어떤 곳에는 별들이 너무 많이 모여 있어, 마치 은빛 강물이 흐르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은하계를 은하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 은하계는 거.. 2010. 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