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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우주7

'헤아릴 수 없는 천국' '우주'universe라는 용어는 지금까지 관측되었거나 앞으로 관측될 모든 은하를 총칭하는 것으로, 알려지거나 알려지지 않은 모든 천체와 우주적 경이의 총체다. 1920년대만 해도 천문학자들은 우주에 있는 모든 별이 우리 은하에 속해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다 헤아릴 수도 없을 수십억 개의 은하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지금 보면 아주 깜찍한 생각이다. 우리는 '우리 은하'가 우주의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수십억 개의 은하가 존재한다면서 우리 은하가 우주의 전부라고 믿었던 그 생각을 '아주 깜찍한 생각'이었다고 표현한 걸 보고 미소를 지었다. '깜찍한 녀석' '깜찍한 놈'이라고 할 때의 그 '깜찍한'. 2014년 9월, 천문학자들은 우리 은하가 속한 은하군의 너비가 5억 광.. 2023. 12. 28.
엘라 프랜시스 샌더스 《우아한 우주》 엘라 프랜시스 샌더스 《우아한 우주》 EATING THE SUN : Small Musings on a Vast Universe 심채경 옮김, 프시케의숲 2022 바쁘게 혹은 무심코 살아간다면 '우주'라고 해봤자 별것 아닌데─우주를 잘 몰라서 곤혹스러운 건 물리학, 지구과학 같은 과목 시험을 볼 학생 말고 또 있을까?─ 그 우주에 대한 글들을 써놓은 책이다. 어떻게? 이렇게, '신비롭게' '자세하게' '흥미롭게' '시적으로'. 이런 책을 보면, 나는 다시 책을 낼 기회가 찾아오면 이번에야말로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신중하게 정리하고 결정해서 독자들의 마음에 들도록 할 것을 생각하고 있지만, 이런 책 때문에─내가 책을 내기보다 우선 읽어야 할 책이 자꾸 나타나서─내가 책 내는 일을 시도할 시간이 남지 않을 것.. 2023. 12. 4.
알랭 드 보통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알랭 드 보통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박중서 옮김, 청미래 2011 책에 관해서만큼은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려는 의욕으로 필자를 소개하고 줄거리를 만들고 감상을 쓰는 건 아무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알랭 드 보통(무신론자)은 가톨릭을 중심으로 종교의 유용성을 제시하면서 무신론자들도 종교의 훌륭함을 염두에 두고 '새로움'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책 내용을 요약해 놓았다가 나중에 살펴볼 필요가 있을까? 그럴 필요가 있다면 내게 절실하게 다가오는 문제를 다룬 부분을 옮겨보는 것이 낫겠다. 우선 인간이 얼마나 비참해질 수 있는가에 대해 욥을 소개한다. 무신론자에게 가장 위안이 되는 구약성서의 내용은 바로 욥기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 책은 왜 착한 사람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는지 하.. 2023. 7. 11.
칼 세이건 《코스모스 COSMOS》 칼 세이건 《코스모스 COSMOS》 홍승수 옮김, 사이언스북스 2006 이 책 이야기를 하려고 몇 년을 별렀다. 엄두가 나지 않았다. 코스모스(COSMOS), 그것은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있을 그 모든 것"이라는 서문(앤 드루얀) 첫머리의 인용구로부터, 그리고 "우주는 현기증이 느껴질 정도로 황홀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은 결코 아니다. 우리도 코스모스의 일부이다. 이것은 결코 시적 수사修辭가 아니다"라는 머리말에서부터 압도당하고 있었다. 그게 시적 수사가 아니라고? 칼 세이건은 그렇게 부정해 놓았지만 우주는 시적 수사가 아니라면 그 아름다움과 광활함 같은 걸 이야기할 길을 찾을 수 없어서 일부러 그렇게 표현했을 것 같았다. "코스모스의 광막한 어둠 속에는 1.. 2022. 1. 30.
사라져간 별들 이게 말이나 됩니까? '우리 은하(Our Galaxy, the Milky Way)'에는 태양이 1000억 개~4000억 개나 있답니다. 그렇다면 태양이 아닌 별들은 또 얼마나 많겠습니까? 더 기가 막히기로는 '우주(the Universe)'에는 '우리 은하' 같은 별들의 집단이 1000억 개 이상 있다고 합니다("세상에!" 혹은 "정말?"). 그것도 모자라는지 지금도 무시무시한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면서요? 김정욱이라는 천체물리학자가 그러대요. 거듭 말하지만 나는 이런 사실(?)을 믿지 않습니다. 믿을 수가 없습니다. 믿을 걸 믿고 믿을 게 따로 있지요. 그저 과학을 안다는 사람이 설명해 놓은 걸 보고 메모해 놓았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과학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믿을 수는 없지만 나 자신이 과학자가 아니.. 2017. 1. 5.
위베르 리브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 위베르 리브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 강미란 옮김, 열림원 2011 "이제 곧 밤이 되겠구나. 태양이 졌으니 말이다. 하늘에 별이 보이기 시작했어. 저 별의 빛이 지구까지 오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단다. 저기 보이는 별들 중에 어떤 건 광년으로 십여 년 거리, 또 어떤 건 백여 년 거리, 또 어떤 별은 천여 년 거리에 있단다. 예를 들어 북극성을 볼까? 우리에게 북쪽이 어딘지 가르쳐주는 그 별은 430광년의 거리에 있단다. 오늘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북극성의 빛은 1580년경에 출발했다는 말이 되지." 할아버지가 동방박사라고 부르는 세 개의 별이 있잖아요. 오리온 자리에 있는, 그 별들은 얼마나 먼 거리에 있어요?" "우리 눈에 보이기까지 약 천4백 년을 여행했지. 그러니까 로마제국.. 2012. 3. 29.
장피에르 베르데 『더 높이, 더 멀리』 장피에르 베르데(천문학자) 글, 피에르 봉 그림 『더 높이, 더 멀리』 조현실 옮김, 파랑새 2009 초등학교 3, 4학년? 글쎄요. 더 넓게 생각해도 5학년까지의 어린이들이 보면 딱 맞을 책입니다. 그러니까 지난 주말에 제가 외손자 선중이에게 선물한 책입니다. 그 책을 좀 읽어보고 녀석에게 주었습니다. 마지막 부분인 40~45쪽의 그림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곁들여져 있습니다. 여섯 페이지에 걸쳐 설명된 것이 겨우 이것이니 어린애들이 보면 좋을 그림책이 분명합니다. 우리 태양은 수십억 개의 별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가족, 즉 우리 은하계에 속해 있습니다. 어떤 곳에는 별들이 너무 많이 모여 있어, 마치 은빛 강물이 흐르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은하계를 은하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 은하계는 거.. 2010. 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