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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사라져간 별들

by 답설재 2017. 1. 5.

 

 

 

이게 말이나 됩니까?

'우리 은하(Our Galaxy, the Milky Way)'에는 태양이 1000억 개~4000억 개나 있답니다. 그렇다면 태양이 아닌 별들은 또 얼마나 많겠습니까? 더 기가 막히기로는 '우주(the Universe)'에는 '우리 은하' 같은 별들의 집단이 1000억 개 이상 있다고 합니다("세상에!" 혹은 "정말?"). 그것도 모자라는지 지금도 무시무시한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면서요? 김정욱이라는 천체물리학자가 그러대요.

 

거듭 말하지만 나는 이런 사실(?)을 믿지 않습니다. 믿을 수가 없습니다. 믿을 걸 믿고 믿을 게 따로 있지요. 그저 과학을 안다는 사람이 설명해 놓은 걸 보고 메모해 놓았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과학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믿을 수는 없지만 나 자신이 과학자가 아니어서 다른 말을 하지 못할 뿐입니다.

알기만 한다면야 당장 이렇게 대꾸할 것입니다. "그러지 마세요! 이삼 천 개의 별이라면 또 모를까, 어떻게 그처럼 셀 수도 없는 숫자를 들여댑니까? 지금 누굴 놀리는 겁니까?"

 

혹 모를 실낱 같은 증거라면, 어린 시절 고향에서 자랄 때, 특히 그 차가운 겨울 밤하늘이나 서늘한 한여름 밤하늘을 수놓았던 별들이 있긴 합니다.

가루를 뿌려놓은 것 같던 그 별들을 생각하면, 사람의 눈길이 찾아가지 못하는 곳에도 별들이 있을 수는 있으니까 수천 억 개의 별들이 있다고 해도 믿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을 것입니다.

 

그제 저녁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무슨 기척이 느껴져서 뒤돌아봤더니 저렇게 반달이 떠서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반가워서였다고 할까,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나에게도 카메라가 있다면……' 생각하는 것이지만 그 모습을 이 구형 스마트폰으로 찍어 놓았다가 지금 들여다봤더니, 글쎄, 저렇게 별도 하나 따라왔지 뭡니까. ㅎㅎ~

 

그렇지만 저런 별이 저것 말고 더 따라왔는가 싶어 하면 언감생심이겠지요.

별들은 이미 다 사라졌지 않습니까?

미련을 가질 이유도 없습니다.

모두들 이렇게 될 줄 알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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