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이리하여 어디로 가나

by 답설재 2016. 12. 30.






이리하여 어디로 가나










  해가 바뀐다고 해서 마음에도 없는 인사를 늘어놓기도 그렇고, 어쭙잖은 곳을 찾아오시는 독자들께서 '그나마 아무것도 없네?' 하고 돌아가시게 하기도 싫고 해서 허접한 사진들을 뒤적여 보았습니다.

  이 심사를 나타내는 사진이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또 최근에 본 글 중에서 한 구절을 고르기로 했습니다.

  르 그르니에의 에세이 《어느 개의 죽음》에서 78번째의 글입니다.1





  우리는 살고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살아남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꽃들, 가축들, 우리의 부모들을 잃고도 살아남는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잃고도 살아남는다. 생존하는 동안 육신의 여러 부분들이 우리에게서 벗어나지만 그래도 우리는 살아남는 것이다. 훗날 우리는 미래에 대한 꿈과 추억들을 잃고도 살아남는다. 그러고서도 우리는 <산다>라고 말한다.









  1. 지현 옮김, 민음사, 2015, 84쪽. [본문으로]

'내가 만난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라져간 별들  (0) 2017.01.05
"여기서 멈춥니다"  (0) 2017.01.03
헛헛한 탐구(探究)  (0) 2016.12.28
구둣방 아저씨  (0) 2016.12.22
우체통  (0) 2016.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