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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어린이집8

왜 아름답지? 어째서 아름답지? 2022. 10. 21.
조것들을 죽여버리려는 것들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복도 많지, 일곱 명이나 됩니다. 아, 여기 나무 아래에 뒤쳐진 아이 한 명을 데리고 가는 선생님도 보입니다. 두 분이 여덟 명을 보살피는 것 같습니다. 고물고물 움직이는 조것들에게 발길질을 해서 신문방송에 나온 선생님도 있습니다. 낮잠을 자지 않는다고 이불에 싸서 던져버리고 그 위에 무지무지하게 굵다란 그 넓적다리를 올려놓고 밥 먹는 아이 이마를 쥐어박아 넘어뜨리고... 아이가 모를 줄 압니까? 분명히 기억할 것입니다. 두고두고 생각하고 떠올릴 것입니다. '나는 그때 마녀와 지냈다고, 이 세상에는 실제로 마녀들이 있다고, 복수를 하고 싶다고...' 차라리 그렇게 기억하면 다행일 것입니다. 기억하지 못하는 아이는 자라서 자신도 모른 채, 영문도 모른 채 씩.. 2022. 9. 6.
가끔만 예쁜 아이들 무슨 큰 일이나 한다고 자부하며 매달 장애인을 돕는 성금을 내고 있었는데 그 단체의 복지사가 전화를 하더니 '일대 일' 결연을 맺지 않겠는지 물었습니다. 생각해보겠다고 했더니 사진을 보내주면서 돈은 매달 보내주는 것만으로도 좋다, 간혹 직접 만나주면 더 좋지만 그러지 않아도 좋다, 명절 때나 성금을 조금만 더 내면 된다, 등등 조건들은 다 좋은데, 성하지 않은 그 몸을 보니까 도저히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 일지 않았습니다. 그 마음을 솔직하게 전하면서 종전처럼 성금만 내겠다고 했더니 '선뜻' 좋다고 했습니다. 선뜻? 그 복지사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선뜻 그렇게 하라고 했지만 나는 그날 그 시간의 일을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잊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남을 돕는 일에 대해서는 가소롭.. 2020. 11. 10.
힘들여 낳고 막 다루기 (2018.8.23) 4세 아이가 어린이집 통학버스에 갇혀 7시간이나 방치됐다가 숨진 이튿날에는 보육교사가 11개월짜리 아이를 몸으로 짓눌러 질식사시켰다. 지난달의 일이었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해 CCTV를 공개하는 등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했는데 이런 대책이 소용없을 정도로 되풀이되고 있다." "완전히 해결할 대책을 세워 보고하라"는 지시가 있었지만 아니 할 말로 현장의 관점이 여전하다면 학부모들은 위험지역에 무방비로 아이들을 내놓는 꼴이 된다. 그걸 보여주듯 그새 또 식사 시간에 아이들을 학대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집단지도에서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은 두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바라보며 보살피고 가르치는 관점이 있다면 어느 한 아이도 전체와 똑같은 비중으로 소중하다는 관점이 있다. 전체적으로 바라보.. 2018. 8. 23.
원장님! 보육 전문가이신 원장님! (2018.5.24) 배 4개를 70명 아이들에게 배식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깍두기 크기의 20조각을 열 명이 먹었다니, 요술이다 싶었습니다. 마음으로는 이렇게 묻고 있었습니다. 원장님은 그렇게 먹고 살아왔습니까? 주변의 아이들은 그렇게 먹고 성장했습니까? 그 열량이면 성장에 매우 적절한 것입니까? 조리사 선생님이 항의를 하면 그 선생님은 결국 교체되었다면서요? 그 아이들이 돈을 내지 않아서 그랬습니까? 감독기관에서는 그 아이들은 무시하고 소홀히 다루어도 늘 그냥 두었습니까? 한 푼씩 한 푼씩 아껴서 더 중요한 사업에 전용했습니까? 그런 일이 있었다면 구청에 알리지 그랬습니까? 이건 정말 마지못한 질문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것들'이어서 그렇게 해도 무방하다고 여긴 건 아닙니까? '내 새끼'가 아니어서 홀대를 한 것 아닙니.. 2018. 5. 25.
「어린이 집」 어린이 집 이 윤 설 더는 새끼 낳지 말고 조용히 멸망합시다 재가 됩시다 더는 집 늘리려고 이사 다니지 말고 앉은자리에서 죽치고 죽자구요 가족이 돼보려 했던 개개의 젓가락들이 한통속으로 수저통에 분리수거되는 식구는 식구가 창피해 엄마 아빠는 지옥 갈 거야 소리치지 말고 새끼만 낳지 않으면 피만 늘이지 않으면 다 같이 서로가 서로의 끝장을 바라보며 나의 끝장이 이렇게 생겼구나 웃어주고 웃는 열락의 순간도 있을 테니 사랑이 배고파 배 터지게 주워 먹고 죄로써 사랑받은 외톨이로 바닥에 씨 뿌려진 채 더는 단종시키자구요 산뜻하게 뭐라고 이름 짓지 말고 커서 뭐가 될 거냐고 울부짖지도 말고 아비어미가 누구냐고 캐묻지도 말고 어린애들로 북적이는 어린 집집마다 문 닫자구요 사람처럼은 더는 살지 말자구요. ______.. 2016. 8. 23.
아이를 키울 줄도 모르는 사회 (2015.3.9.) 아이를 키울 줄도 모르는 사회 신문을 보며 생각했다. 이렇게 하는데 아이를 가지고 싶겠나, 아이를 가질 용기가 나겠나. "어린이집 못 믿겠다, 녹음기·몰카까지 등장" 원생 폭행 사건이 잇달아 터지고 있는데도 CCTV 설치 의무화 등 대책 수립이 지연되자 불안에 떨던 학부모들이 자구책 .. 2015. 3. 8.
CCTV는 사랑을 찍지 않는다 (2015.2.2) 아이들에게 이러는 사회는 정말 싫다. '동물의 왕국'으로는 인정하겠지만 총체적으로는 우습게 여길 아프리카 케냐는 자녀를 때려도 당장 입건이다. 그에 비해 세계 경제대국, 패션·영화·음악·음식 등 한류열풍(Korean wave fever)을 자랑하면서도 낮잠이 들지 않는 아이를 두들겨 패서 피멍이 들게 하고, 이불에 싸서 굴리고, 징징거린다고 가슴을 마구 쥐어박고, 화장실에 가두고, 장난 좀 친다고 손목을 묶어놓고… 아이들에겐 고문과 같을 일이 이 나라 어린이집에서는 흔히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지 않는 두 살짜리 아이를 여섯 차례나 머리 높이까지 들어 올렸다가 팽개친 일이 공개됐는데 이번엔 네 살짜리 아이 머리를 내려치고, 얼굴에 주먹질을 해서 나동그라지게 한 충격적인 .. 2015. 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