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복도 많지, 일곱 명이나 됩니다.
아, 여기 나무 아래에 뒤쳐진 아이 한 명을 데리고 가는 선생님도 보입니다.
두 분이 여덟 명을 보살피는 것 같습니다.
고물고물 움직이는 조것들에게 발길질을 해서 신문방송에 나온 선생님도 있습니다.
낮잠을 자지 않는다고 이불에 싸서 던져버리고 그 위에 무지무지하게 굵다란 그 넓적다리를 올려놓고 밥 먹는 아이 이마를 쥐어박아 넘어뜨리고...
아이가 모를 줄 압니까?
분명히 기억할 것입니다. 두고두고 생각하고 떠올릴 것입니다. '나는 그때 마녀와 지냈다고, 이 세상에는 실제로 마녀들이 있다고, 복수를 하고 싶다고...'
차라리 그렇게 기억하면 다행일 것입니다.
기억하지 못하는 아이는 자라서 자신도 모른 채, 영문도 모른 채 씩씩대며 살아갈 것입니다.
아무에게나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고 걸핏하면 옆에 있는 사람과 싸우고 패주고 사고를 치고......
봄이 되면 새로 어린이집에 가게 된 아이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가지 않겠다고, 그만 가겠다고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울어대는 걸 여러 번 봤습니다.
그런 아이를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국회의원들이 고함을 지르고 관청에서 나가보겠다고 하고 경찰에서 무슨 조사를 하겠다고 하는데도 어린이집의 수준, 어머니의 역할 같은 걸 더 오래 생각하게 됩니다.
세상이 점점 삭막해지는 걸 보면서도 그 생각을 합니다.
지은 죄대로 살아가게 된다는 말이 허사가 아니라는 걸 실감합니다.
저 고물거리는 것들을 내려다보며 나 같으면, 내가 어린이집 교사라면 조것들의 어디를 어떻게 한 대씩 쥐어박을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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