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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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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마델(소설) 《파이 이야기》 얀 마델(소설) 《파이 이야기》 공경희 옮김, 작가정신 2015 49쇄(2004) 이 책이 재미있더라는 어느 작가의 글을 본 건 오래전이었고 알라딘 강남점에서 중고본을 구입해 놓았는데 '내가 차지할 수 있는 파이(pie)는 어느 정도인지 속상해하는 얘기일까?' 추정해 보면서 또 망설이다가 지난겨울 팔을 다쳐 숨 쉬고 먹고 책 읽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어 '마침내' 읽었는데, 아이고~ 이런 바보! 읽지 않았더라면 어쩔 뻔했나! 이렇게 재미있는 책은 드물지 싶다. 나는 언제 또 이만큼 재미있는 책을 만나게 될까. 인도 소년 피신 몰리토 파텔의 애칭이 '파이'(그러니까 애플파이라고 할 때의 그 pie가 아니라 pi)다. 호기심 충만하고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다. 나는 힌두교도다. 붉은 쿰쿰 가루가 담긴 조각한 .. 2023. 3. 26.
노인들은 왜 조롱을 받을까? '노인들은 왜 세상 사람들로부터 조롱을 받을까?' 시몬 드 보부아르의 《노년》을 읽으며 신화에서는 어떻게 이야기되었을지 궁금했습니다(흔히 신화에서 근원을 찾지 않습니까?). 제우스를 찾아보았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신들과 인간들의 아버지라는 위상에 걸맞게, 제우스는 자기 아버지 크로노스의 시대를 지배했던 티탄족과의 초기 전투에서 승리해 권위를 얻었다. 크로노스는 자기의 모든 자식들을 삼켜버렸으나 제우스의 어머니 레아는 제우스를 돌과 바꿔서 그를 구했고, 제우스는 자기 아버지를 무너뜨렸다. 그는 메티스를 삼켜서 한 몸에 힘과 지혜를 지니게 되었다. 제우스의 실용적 능력은 유명했으며 전혀 틀림이 없었고, 그의 판결은 비평의 여지가 없었다. 호메로스는 제우스가 정의의 황금 저울을 든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다. .. 2022. 10. 10.
헤르만 헤세 《데미안》 헤르만 헤세 소설 《데미안》 에밀 싱클레어의 청춘 이야기 안인희 옮김, 문학동네 2013 "새는 힘겹게 투쟁하여 알에서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110) "우리는 고대 종파들의 의견과 신비적인 합일을, 합리주의의 관점으로 바라볼 때 흔히 그러듯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의미에서의 학문이란 고대에는 아예 없었다. 그 대신 철학적이고도 신비주의적인 진리를 향한 깊은 탐색이 있었는데, 그런 탐색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발전했다. 부분적으로는 거기서 마법과 농간이 생겨났고, 그것은 자주 기만과 범죄로 발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법도 고귀한 기원과 깊은 사상을 지녔다. (...) 아.. 2022. 5. 22.
이사벨라 버드 비숍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 KOREA AND HER NEIGHBOURS』 Ⅲ 이사벨라 버드 비숍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 KOREA AND HER NEIGHBOURS』 Ⅲ 이인화 옮김, 살림 1994 - 한국의 귀신들 - 귀신의 서열1 1. 하늘의 귀신 2. 땅의 귀신 3. 산과 언덕의 귀신 4. 용의 귀신 5. 마을의 구역을 지배하는 귀신 6. 불교에서 유래한 귀신 7. 지붕의 용마루대의 귀신 (가택의 귀신들) 8. 물건과 가구의 귀신 9. 이씨 왕조의 귀신 10. 부엌을 관리하는 귀신 11. 이씨 왕조를 보조하는 귀신 12. 조상을 돌보는 귀신 13. 이씨 왕조의 수호자와 하인들의 귀신 14. 부엌에서 무당을 도와주는 귀신 15. 물건과 소지품의 귀신2 16. 천연두의 귀신 17. 동물의 형태를 취하는 귀신 18. 어린 소녀들에게 내려서 그들을 무당으로 만드는 귀신 19. 북.. 2016. 11. 23.
"봐, 백인 맞잖아!" 천사 Celestial 크리스 오필리(영국, 1968년생) 채색 석판, 스크린 인쇄, 39×29㎝ # 1. 검은 천사 예술의 전당 대영박물관전("Human Image 영원한 인간" 2015.12.11~2016.3.26)에서 본 그림. 주제넘지만, 화가1가 이야기하고 싶은 걸 생각하면 괜히 미안해진다. 검은 천사여서 세수를 시킨다 해도 사진으로는 별 수 없을 것 같긴 하지만 좀 자세히 보려고 두 번 찍은 사진. # 2. "검은 모세" 백인들이 몰려와 성경을 손에 쥐어주고 눈 감고 기도하라고 했다. 눈을 뜨고 나니 그들은 우리의 땅을 빼앗아 갔고 우리 손에는 성경만 남아 있었다. 아프리카 사람들의 뼈 있는 농담이다. 콩고 출신의 소설가 알랭 마방쿠Alain Mabanckou가 2015년에 발표한 『작은 고추.. 2016. 8.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