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헤르만 헤세 《데미안》

by 답설재 2022. 5. 22.

헤르만 헤세 소설 《데미안》

에밀 싱클레어의 청춘 이야기

안인희 옮김, 문학동네 2013

 

 

 

 

 

 

"새는 힘겹게 투쟁하여 알에서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110)

 

"우리는 고대 종파들의 의견과 신비적인 합일을, 합리주의의 관점으로 바라볼 때 흔히 그러듯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의미에서의 학문이란 고대에는 아예 없었다. 그 대신 철학적이고도 신비주의적인 진리를 향한 깊은 탐색이 있었는데, 그런 탐색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발전했다. 부분적으로는 거기서 마법과 농간이 생겨났고, 그것은 자주 기만과 범죄로 발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법도 고귀한 기원과 깊은 사상을 지녔다. (...) 아프락사스의 가르침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이 이름을 흔히 그리스의 마법 주문과 연관시켜 말하면서, 오늘날에도 야만적인 종족들이 믿는 무슨 마법을 부리는 악마의 이름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아프락사스는 훨씬 더 많은 의미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이 이름이 신적인 것과 악마적인 것의 결합이라는 상징적 과제를 지닌 어떤 신의 이름이라고 생각햘 수 있겠다."(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