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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내향적이어도 좋아"《콰이어트 Quiet》

by 답설재 2022. 5. 1.

수전 케인 《콰이어트 Quiet》

김우열 옮김 RHK 2012

 

 

 

 

 

내향적인 사람들은 외향적인 사람들과 대화할 때 좀 더 유쾌한 주제를 선택했는데, 실험이 끝난 뒤 대화하기가 좀 더 쉬웠다고 이야기하며 외향적인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신선하다"고 표현하더랍니다. 반면에 외향적인 사람들은 내향적인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좀 더 마음이 편안했고 자기 문제를 좀 더 쉽게 털어놓을 수 있었다고 말하더랍니다. 그건 거짓으로 낙관적인 척할 필요를 못 느꼈다는 뜻이었답니다.(367)

 

나는 교사였으므로 이 부분을 결론으로 삼고 싶었습니다.(153)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가장 효율적인 팀은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이 건전하게 섞여 있고, 리더십의 구조도 다양하다.

또 사람들이 만화경처럼 변하며 자유로이 교류할 수 있고, 집중하거나 그저 혼자 있고 싶을 때는 자신의 개인 사무 공간으로 사라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다른 아이와 협력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하지만―협력 학습은 적절히 잘 훈련하면 효과적이다―혼자서 의도적으로 연습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교육에도 더 투자해야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특히 스티브 위즈니악과 같은 내향적인 사람이 최고의 성과를 내려면 특히 조용하고 사적인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어떤 기업은 침묵과 고독의 가치를 이해하기 시작하고 단독 작업 공간, 조용한 공간, 편안한 회의실, 카페, 독서실, 컴퓨터 비치 공간, 심지어 사람들이 타인의 작업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편안하게 잡담할 수 있는 '거리'까지 마련해놓은 '융통성 있는' 열린 사무 공간을 만들고 있다.

 

이 글을 읽으며 나는 학교에 있을 때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하는 것이 더 낫다"는 무모한(무식한, 과도한, 지나친) 일반화에 빠졌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교육은 결코 쉽지 않고 아주 뻔한 것도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걸 이제 와서 알아차립니다.

그렇지만 '생각'에 빠지는 것에 대해서도 결코 경시하지 않았으므로 그 아이들이 오해하진 않았기를 바라고 싶습니다.

 

내향적 성향과 외향적 성향을 사례를 통해서 깊이 있게, 끊임없이, 충분히 비교한 끝에 마침내 마지막 11장의 주제는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한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였습니다.

 

우리 모두, 위대한 장군이 되었을지 모를 구두 수선공들을 찾아봐야 한다. 내향적인 아이를, 집에서건 학교에서건 운동장에서건 재능을 억압당할 때가 너무도 많은 아이들에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다. (...) 그들은 아이를 야구장이며 축구장에 보냈지만, 이선은 그저 집에 가서 책이나 읽고 싶어했다.(370~371)

 

이렇게 시작된 결론에는 당연히 여러 가지 내용이 제시되었지만 흥미를 느끼진 못했습니다. 구두 수선공? 위대한 장군? 글쎄요... 어떤 철학으로 살아가는지가 더 중요한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나는 자신이 '내향적인지 외향적인지'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외향적이거나 내향적인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 외향적이기도 하고 내향적이기도 한 것 아닐까 싶고, 얼마나 내향적인가 혹은 얼마나 외향적인가로 측정될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 해도 나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나는 알쏭달쏭한, 애매한, 어정쩡한 인간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