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봄 난리」/ 雪木
내 독후감(아모스 오즈《숲의 가족》)에 설목 선생이 써놓은 댓글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시인은 감흥이 남다를 것 같기도 하고, 코로나19 때문에 들어앉아 있어야 하는 사정을 생각하면 저 숲의 요동이 유난스럽게 보일 수도 있고, 거기에 "숲의 가족"이라는 책의 독후감이어서 '잠시' 그렇지만 '한바탕' 자신의 느낌을 전해주고 싶었겠지요. 이 글이 그 댓글입니다. 숲에 가면 난리도 아닙니다. 꽃이란 꽃들이 난리입니다. 어리둥절합니다. 매화, 산수유, 동백꽃 들이 온통 난리 치고 간 다음 지금은 목련,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들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앞으로 복사꽃, 살구꽃, 철쭉, 연산홍 들이 난리 칠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꽃들만 난리입니까. 잎눈들이 눈을 뜨고 세상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 눈빛이 하도..
2021.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