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수첩 / 김동원
나비 수첩에는
장미꽃을 갈아 어떻게
빙수를 해 먹는지 적혀 있었네
붉은 노을 몇 방울 얼음 위에 뿌려라
간밤 잘라 놓은 초승달
체리랑 망고랑 수박이랑 함께 올려라
숟가락은 오목한 바람을 두 개 포개라
종달새 입으로 퍼먹어라
분홍 장미 향기가
나폴나폴 나비 되어 날아갈 때까지
자꾸자꾸 퍼먹어라
........................................................
* 2017년 등단
아이들은 이렇게 놀고 싶어하는데 나는 그렇게 놀면 안 된다고, 내가 이야기하는 대로 놀아야 한다고 우겨서 기를 꺾어 놓습니다.
이렇게 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이 오류를 고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어찌할 수 없는 슬픔입니다.
아이들 세계에 다가가서 살 수 있으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시를 읽은 아이들이 시인을 떠올릴 걸 생각하면 그 아이들 얼굴이 보고 싶습니다.
雪木의 카페 《오늘의 동시문학》(2021.5.9)에서 보았습니다.
아이들을 생각하며 놀라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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