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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詩 읽은 이야기

김동원 「나비 수첩」

by 답설재 2021. 5. 12.

 

 

 

나비 수첩  김동원

 

 

나비 수첩에는

 

장미꽃을 갈아 어떻게

 

빙수를 해 먹는지 적혀 있었네

 

붉은 노을 몇 방울 얼음 위에 뿌려라

 

간밤 잘라 놓은 초승달

 

체리랑 망고랑 수박이랑 함께 올려라

 

숟가락은 오목한 바람을 두 개 포개라

 

종달새 입으로 퍼먹어라

 

분홍 장미 향기가

 

나폴나폴 나비 되어 날아갈 때까지

 

자꾸자꾸 퍼먹어라

 

 

........................................................

* 2017년 등단

 

 

 

 

아이들은 이렇게 놀고 싶어하는데 나는 그렇게 놀면 안 된다고, 내가 이야기하는 대로 놀아야 한다고 우겨서 기를 꺾어 놓습니다.

이렇게 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이 오류를 고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어찌할 수 없는 슬픔입니다.

 

아이들 세계에 다가가서 살 수 있으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시를 읽은 아이들이 시인을 떠올릴 걸 생각하면 그 아이들 얼굴이 보고 싶습니다.

 

雪木의 카페 《오늘의 동시문학》(2021.5.9)에서 보았습니다.

아이들을 생각하며 놀라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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