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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詩 이야기

장옥관 「질문들」

by 답설재 2021. 3. 15.

질문들

 

 

장옥관

 

 

당신 없는 나날이

수국의 적설로 쌓이고

 

앵두가 매달렸다 지고

 

지고

 

가죽나무 새순이 뜯겨진 자리가

꾸덕꾸덕 굳어갑니다

 

있다가 없어진 자리

어떤 질문을 얹어놓을까요

 

그 탐스런 모란꽃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고

 

온다던 사람 온 적 없다는 걸

 

당신의 의자에 앉아

오지 않는 오후를 하염없이

 

반드시 오지 않아야 한다는

 

무논에 저절로 일다가 주저앉는

어린 벼 포기 건드리고 가는

 

저 속삭임.

 

 

 

.................................................................................

장옥관  1955년 경북 선산 출생. 1987년 『세계의 문학』 등단. 시집 『황금 연못』『바퀴소리를 듣는다』『하늘 우물』『달과 뱀과 짧은 이야기』『그 겨울 나는 북벽에서 살았다』. 〈김달진문학상〉〈노작문학상〉 등 수상.

 

 

 

 

 

 

이게 당신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슬프다.

그렇지만 가서 올 리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그 슬픔도 시간이 지나면 점차 엷어져 소멸되거나 아예 슬퍼할 수도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므로 슬픔쯤 엷어지지 않는다 해도 괜찮다. 지나간다.

가서 올 리 없는 나의 일에 대해서는 알 수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

(『現代文學』 2021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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