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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사교육비5

학교교육, 왜 황폐화되었나? (2023.7.28) 7월 초, CNN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킬러문항’을 없애기로 한 우리 정부 조치와 한국교육의 현실을 보도했다. 적나라했다. 언론에 소개된 내용을 보며 사실인지, 왜곡·과장·허위가 없는지 분석해봤다. ‘한국이 출산율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8시간짜리 수능시험에서 킬러문항(killer questions)을 없애기로 했다’ ‘당국이 칼을 든 것은 과도한 사교육의 부작용을 줄이려는 시도이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기는 쉽지 않다. 아기가 걷기 시작할 때쯤이면 많은 부모가 이미 사립 엘리트 유치원을 찾기 시작한다’ ‘수능을 치르기까지 학부모와 수험생은 고되고 값비싼 여정을 겪어야 한다’ ‘학생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는 저녁에 곧바로 Hagwon(학원)에 가고, 집에 와서도 새벽까지 공부한다’ ‘한국의 사교육 세.. 2023. 7. 28.
학교는 정말 왜 가는 걸까? (2022.6.23) 학생들은 왜 학교에 가는 걸까? ① 딱히 갈 데가 없어서 ② 꼬박꼬박 가라고 부모가 닦달을 해서 ③ 교장과 담임이 기다려서 ④ 교육은 4대 의무 중 하나라는 건 다 아는 사실 아닌가? ⑤ 졸업장이 있어야 뭘 할 수가 있으니까 ⑥ 점심을 제공하니까 ⑦ 친구들을 만나러 ⑧ 자꾸 가면 무슨 수가 날 수도 있으니까 ⑨ 장차 꿈을 이루어 부모 은혜에 보답하려고 ⑩ 좋은 대학에 진학하려고… 답이 있을까?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 극성을 부리던 코로나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고 전면등교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새삼스럽게 ‘꼭 학교에 가야 하나?’ 누군가 갖고 있지 싶은 그 의문, 사실은 우리가 진지하게 대답해야 마땅한 그 물음의 진정성을 부각시켜보려고 객쩍은 답들을 열거해보았다. 지금 의문을 갖고 있는 그 학생이 바라는 혹은.. 2022. 6. 24.
왜 사교육비를 줄여야 하나 (2011.2.25) 학원의 선행학습은 교실수업을 무력화한다. 이미 배운 것이라면 여간해서 흥미를 느끼지 못할 것은 당연하다. 학생들이 도무지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없는 것도 대체로 사교육 때문이다. 교문에서 기다렸다가 숨 돌릴 겨를 없이 학원으로 데려가거나 파파라치가 단속할 때까지 학원에 있어야 한다면 무슨 수로 소질과 적성에 따른 교육이 가능하겠는가. 사교육은 인성교육이나 창의성 교육을 실현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꼭 그렇지는 않다고 하겠지만 우리나라 학생들은 결국 일방적인 강의를 들으며 외우고 또 외우고 문제풀이를 거듭하는 ‘훈련’에 매몰되고 만다. 사교육의 과도한 팽창에 따른 폐해는 일일이 열거할 수가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우리 교육을 칭찬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 2011. 2. 28.
"그 나라엔 과외가 없어요" 비가 자주도 내립니다. 포리스트힐이라는 마을의 계단을,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손자를 앞세우고 할아버지가 뒤따라 올라가며 묻습니다. 갑자기 비가 내려 학원 앞까지 우산을 가지고 갔겠지요. "그 나라에서도 이렇게 늦게까지 공부했니?" "아니오. 그곳엔 과외가 없어요." 손자가 대답했습니다. 그 뒤의 대화는 듣지 못했습니다. 그 손자가 '과외가 없는 나라'에 가 살다가 '과외가 있는 나라' '과외를 하지 않으면 거의 견딜 수 없는 나라'로 돌아온 모양입니다. '과외(課外)'가 왜 없겠습니까? 과외란 정규 수업 이외의 학습활동이라면, 글쎄요, 전 세계적으로 과외가 없는 나라는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있다고 해도 그런 나라는 차라리 너무나 형편 없는 나라여서 살기가 그리 좋지 않은 나라일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 2010. 8. 25.
사교육과의 전쟁 그 승부처 (2009년 5월 7일) ‘사교육과의 전쟁’, 그 승부처 2001년 8조117억원, 2002년 9조3258억원, 2003년 11조6918억원, 2004년 12조8559억원, 2005년 13조7517억원, 2006년 15조6571억원, 사교육비의 이 가파른 증가추세를 능가할 만한 것은 거의 없다. ‘학교만족 두배, 사교육비 절반’, 이명박 대통령의 교육공약이다. 그러나 통계청에 따르면 사교육비는 2008년에도 18조7230억원으로 2007년보다 1조3295억원이 늘었다. 대통령 공약이 아니어도 교육과학기술부와 전국 교육청에선 사교육대책을 비중 높게 다루어왔지만, 한 번도 효과를 나타낸 적은 없었다. 심정으로는 ‘포기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데,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나섰다. “올 여름방학부터 밤 10시 이후엔 학원교습을 못하도.. 2009.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