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남양주양지초등학교16

양지 학부모 명예교사들 우리 학교에는 안전생활도우미, 교통안전도우미, 체육활동도우미, 체험학습도우미, 독서지도도우미 등 여러 가지 학부모회가 있습니다. 당연히 학교운영위원회도 있고, 컵․걸 스카우트 지원단, 청소년적십자(RCY) 지원단도 있고, 학교교육과정위원회에도 학년별로 한 명씩 학부모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아! 유치원 학부모회를 빼놓을 뻔했습니다. 아홉 가지도 넘어서 뉴스가 될 만도 하지만 벌써 해가 바뀌었으니까 2008학년도에는 신문에 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2007년에는 서울의 어느 초등학교 교장이 저처럼 여러 가지 학부모단체를 운영하다가 대서특필된 일이 있었습니다. 그 단체들이 회비를 거두었고 그 회비가 교장과 관련되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중에서 몰래 회비를 거두는 분은 저하고 원수지간이 됩니다.” 연초에 그.. 2009. 1. 2.
퇴근길에 만난 졸업생들 퇴근하는 길이었습니다. 중학교 남학생 예닐곱 명이 길바닥에서 무언가를 찾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굵직굵직하게 생긴 아이들이 인물도 좋아서 보기에 좋았습니다. 앞으로 실력을 쌓아 각자 ‘한가락’ 할 수 있는 인물들로 성장해갈 것입니다. 그들 옆으로 조심스레 지나갔습니다. 중고등학생들은 일부러 도로 한가운데를 때를 지어 지나가며 차가 다가가도 모른 채한다며 짜증을 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는 그런 사람들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게 잘하는 일은 아니고 일종의 만용(蠻勇)이지만, 따지고 보면 그때 그런 짓 해보지 않으면 언제 해보겠습니까. 사실은 그런 행동을 비난하는 자기네도 학창시절에 일쑤 그런 짓을 했지 않습니까. 저도 그런 짓을 해보았고, 게다가 괜한 교모(校帽)와 가방을 찢고 희한한 색칠도 .. 2008. 6. 25.
모딜리아니 『검은 타이를 맨 여인』 1968년 가을, 쓸쓸한 시절에 곧 졸업을 하게 된 우리는 역 앞 그 2층 다방에서 시화전(詩畵展)을 열기로 했습니다. 일을 벌일 생각은 잘 하면서도 누구는 뭐 맡고, 또 누구는 뭐 하고…… 남을 잘 동원하는 게 제 특성이어서 남에게만 좋은 시(詩)를 내라며 날짜를 보냈으므로 다 챙기고 보니 정작 제 작품은 없었습니다. 늦가을이고 또 한 해가 저무는구나 싶어서 거창하게 '사계(四季)'라는 제목으로 쓰고 보니 영 시원찮았지만 기한이 다 되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것이 처음 써본 시였고 마지막 작품이었습니다. 별 수 없어 그림이라도 특별한 것을 넣어 그것으로 눈길을 끌자는 생각을 하다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검은 타이를 맨 여인』이라는 그림을 보게 되었습니다. 모딜리아니의 그림은, 어젯밤, 그러니까 2월.. 2008. 2. 18.
학교장 칼럼을 시작하며 제가 근무하는 남양주양지초등학교 홈페이지에서 '학교장 칼럼'이라는 이름의 코너를 발견했습니다. '칼럼'이라고 하니까 웬지 좀 고급스럽고, 그러면서도 제가 그 칼럼을 쓰는 사람이니까 괜히 좀 주제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한 달이 다 되어가도록 생각해도 그 곳을 빈 난으로 두는 것이 부담이 되어 한번 써보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그 칼럼을 이곳에도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학교장 칼럼」을 시작하면서 제가 이 학교에 온지 4주째입니다. 그동안 홈페이지의 이곳저곳을 들여다보았고,「학교장 칼럼」이란 코너도 두 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당연히 아무것도 실려 있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 코너의 주인이고 글을 쓴 적이 없으므로 아무것도 실려 있지 않은 것이 당연한데도 두 번을 들어와 비어 있는 것을 확인한 것입니다... 2007.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