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7.25.토.
낮에 어미가 새끼들을 데리고 왔다. 아주 작정을 한 것 같았다. 평소에는 저도 내 눈치를 보고 때로는 겁을 내기도 했는데 오늘은 아주 태연한 척 내가 어떤 동작을 해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걸핏하면 줄행랑을 치는 새끼들도 오늘은 제법 가까이 다가왔다. 어미는 먹이를 먹지는 않고 '봐! 괜찮잖아. 이 사람 나쁜 사람 아니야. 너희들도 겪어보면 알 거야.' 하는 태도를 보였다. 내가 새끼들을 바라보며 이리 오라고 부르자, 저도 그 새끼들을 바라보았다.
새끼들이 먹기 전에는 절대로 먹이를 먹지 않는다. 물은 먹는다. '너 꼭 그렇게 살아야겠니? 사람들 중에는 이제 새끼 걱정 그렇게 할 필요 없다는 사람 많아. 다 쓸데없다고 말이야.' '사람들은 그래? 그 참... 난 그럴 수 없어. 내 몸으로 낳은 것들인데, 어쩌고 저쩌고.'
그렇게 해서 새끼들이 식사를 하고 나자 저렇게 뒤뜰로 가서 널브러졌다. 새끼들은 어미를 못살게 했다. 아무리 귀찮게 해도 어미는 야단치거나 하지 않는다. 새끼들은 까만 고양이 두 마리, 바둑이 두 마리이고 어미는 새끼들과는 전혀 다른 빛깔의 줄무늬를 갖고 있다.
저녁에 벽을 긁는듯한 소리가 들려서 깜짝 놀랐다. 드디어 무슨 산짐승이 내려왔나? 이 적막한 동네에서 누구에게 연락하나? 문이라도 다 닫고 죽은 듯 앉아 있어도 좋겠지만 이 무더위에 그럴 수는 없겠지? 온갖 생각을 다 하는데 아하! 고양이가 문을 긁는 소리였다. 어떤 녀석일까? 혹 그 어미? '이제 새끼들을 데리고 그 집에 가서 잠자는 건 싫어! 우리 가족 여기 있게 해 줘!' 그 어미가 아닌가? 다른 고양이에게 쫓겨서 걸핏하면 여기 와서 뭣 좀 달라고 눈치를 보고 앉아 있는, 검은색 반 흰색 반의 그 녀석일까? 어떤 녀석인지는 모르지만 들어오고 싶은 거다. 내게로 오고 싶은 거다.
'얘야, 누군지 모르겠는데 제발 그러지 좀 마. 난 그렇게까지 하는 건 싫어. 그럴 수는 없어. 약속 같은 건 싫다고 했잖아. 난 인연이 싫어! 정말 싫어! 지긋지긋해. 더는 인연 맺기 싫어! 그리고 나는 어쩌면 바쁜 사람이야. 새로운 인연 맺고 그러면 우스운 일일 수도 있어. 사는 날까지 즐겁게 살자는 사람도 없진 않아. 나는 즐겁게 사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야. 그냥 이렇게 있다가 갈게. 이해해 주면 좋겠어….'

2026.7.26.일.
아침에 어미 혼자 왔다. 먹이와 물을 주었더니 세 차례로 나누어 먹었다. 먹지 않아도 되는데 내가 자꾸 권하니까 먹는 것 같았다. 세 차례나 먹었어도 양이 줄어든 것 같지도 않았다.
'그래, 새끼들에게도 어미가 없는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 잘했어. 일본의 어느 할머니가 아들이 오십이 넘었는데도 독립할 생각도 않고 그렇다고 돈을 벌어오지도 않고 다 늙은 어머니만 바라보고 있어, 그 어머니가 편지를 써놓고 가출했더란다. 뭐는 언제까지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떤 세금은 며칠 후가 납부 기한이고…. 그 아들이라는 녀석이 그랬겠지. 이렇게 덜컥 달아나면 나는 어떻게 하느냐고. 자식이란 그럴 수도 있고, 부모는 또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겠니?… 세상사는 것 간단하지 않아. 그렇지?‘
나는 떠나야 하는데 저렇게 누워 있다. ‘가! 난 좀 더 쉬다가 새끼들에게 가볼게. 다음에 또 만나면 좋겠어.’
'그래, 나도 그래. 또 만나면 좋겠어. 그렇지만 매번 희망사항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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