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 중에는 내가 곧 죽어나갈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겠지만('그 참 잘됐네!') 내가 갈 때 같이 가자면 펄쩍 뛸 나이인데도 내가 어디가 어떻게 불편하다고 하면 당장 "나도 그래요!"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과는 그럴 수 있으면 나하고 당장 바꾸자 하고 싶다. 그건 불가능하니까, 그런 소리 하면 재수가 없어져서 진짜 나하고 비슷해지는 현상이 일어나도 좋겠다.
또 있다. 나는 이 블로그 소개란에 걸려 있는 삼십여 년 전 사진의 새파란 모습 그대로이고, 자신은 세월 따라 폭싹 늙어버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만나면 그러겠지. '그 이상하네? 사진하고 영 다른 사람이잖아?'
부모 앞에서 "저도 이제 오십이 넘었네요. 흰머리가 수두룩해요" 하는 인간도 봤다.
나도 깜빡깜빡해요, 하는 사람 만나면 53년 전, 교사 생활 5년째였던 그 새파랗던 시절에 만난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 생각이 난다. 무슨 애들이 노랑 병아리 같으면서도 내가 부탁한 것에 대해서는 그리 잘 깜빡거렸던지... 나는 멀쩡했지만 병아리들이 깜빡거린다는데야 속수무책이었지.
나도 숨이 찬다는 젊은이도 있다. 달리기만 하면 숨이 차나? 이상하게?
이런 아이도 봤다. 자신은 어느새 환갑이 되었다네? 요즘은 환갑이면 아직 청춘이다. 이것아!
대체로 자신이 나이 먹는 것을 위주로 생각하는 경우들이다. 상대방은 그 자리에 붙박여 있는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 그럴 수 있다. 이해할 수 있다. 이해해야 한다.
이러는 사람도 있겠지? 그 사람 참... 저러다가 저 사람도 100세를 채우겠구나. 어쩌려고 저러지?
난들 무슨 수가 있나. 어쩌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살다 보니까 여기까지 와서 이렇게 되었을 뿐이다. 예순 넘기면서 안 되는데... 안 되는데... 생각하는데도 세월은 어김없이 흘렀고, 일흔 넘기면서는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지 이러다가 정말로 늙겠는데 싶어서 무슨 수를 내고 싶었으나 별수 없었고, 이제 여든을 넘기니까 더 살다 보면 무슨 꼴을 당할지 모르겠다 싶다. 백 살 먹은 노인이 어린애처럼 굴고 모르는 척, 바보스러운 척하는 걸 보고 굳이 뭘 저러나 싶어 한다. 그러니 어떻게 하나. 가는 데까지 가 볼 수밖에 없다.
책임져 줄 사람이 있을 수 있나? 아니다. 없다. 그때그때 알아서 할 일이지 싶다.
좀 물어나 보자. 그러는 당신은 그럼 어떻게 하려는데? 혹 죽을 날 정해 놓고 세월 보내나? 장한 사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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