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마다 눈을 뜨면 창밖을 내다본다.
새벽빛이 스며 있고, 벚나무와 회화나무 우듬지는 누운 채로도 넉넉하게 보인다.
B 씨는 3년 전까지 너무 엉성하다고 거름을 좀 주면 좋겠다고 했었는데 재작년부터 왕성한 기세를 보이자 그 말을 잊었고 내가 없을 때 꽃이 피면 사진을 보내준다.
그새 나무가 눈에 가득 차서 계속 저렇게 자라면 어떻게 되나, 그 생각도 몇 번 해봤지만 그건 내 소관이 아니다. 화분에 심은 나무도 아니고 저렇게 노지에 있는 나무를 간섭하는 건 내가 할 일이 아니다. 굳이 따진다면 그건 나무가 알아서 할 일이다.
재작년 봄에는 갑자기 비가 내려 저 나무 아래로 들어가 바위 옆에 서 있었는데 노루 한 마리가 뛰어와 내 뒤에 잠깐 서 있다가 다시 동쪽 숲을 향해 뛰어갔다.
저 바위는 포클레인 주 사장이 갖다 놓았다. 산벚나무도 그 일을 기억할까. 아니면 누가 기억하게 되나?
다 알 수 없는 일들이다. 내가 없는 날, 누군가 저 나무들을 바라보며 나와 관련된 일을 생각할 수도 있고, 전혀 모르는 사람이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런 것도 내 소관이 아니다.
'내가 만난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내년엔 또 어떤 밭이 되려는지 (10) | 2026.07.07 |
|---|---|
| 정현아, 미안해 (6) | 2026.07.06 |
| 산딸기다! (3) | 2026.07.03 |
| 나는 지금 슬럼프라면 좋겠네 (2) | 2026.07.02 |
| 당신이 가끔씩 일곱 살이면 (2) | 2026.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