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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댓글 답글을 짧게 써야지!

by 답설재 2026. 7. 11.

 

 

 

내 댓글, 답글이 길거나 횡설수설이거나 구태의연한 내용이어서 부담스러웠겠지?

 

장문(장문)의 댓글이 실린 걸 보면 가슴이 철렁 했겠지? 특별할 것 하나도 없는데 마치 평범한 수준의 계몽 대상에게 제공할 강의록처럼 쓴 글을 보면 실없다 싶었겠지? 긴 글을 써주면 좋아할 줄 안 걸까 싶었겠지? 남의 블로그에 와서 왜 이러나 싶었겠지?

내 블로그에 내가 쓴 글이라도 그렇지,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심하다 싶었겠지?

의견교환이 불필요한 소재인데도 뭐라고 성격이 분명하지 않은 댓글을 단 걸 보면 내가 이 노인네와 지금 이런 걸 가지고 토론을 해야 하나 싶었겠지? 이미 글 속에 들어 있는 내용을 내가 중언부언하는 댓글 단 걸 보면 이 늙은이가 지금 나와 정담(情談)을 나누자는 걸까, 싶었겠지? 이 늙은이가 속으로 '너 잘 만났다!'고 생각하나 싶어 두려웠겠지? 따지고 보면 이런 인간이 바로 스토커라고 생각했겠지?


그렇다고 답글을 달아주지 않으면 내가 또 무슨 짓을 할는지 몰라서 어쩔 수 없이 답글을 썼겠지? 나에게 우리 이러지 말자고 대놓고 가르쳐주기도 어렵다 생각했겠지?

정신 차리자. 여든이 넘었으니까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자.
블로그 말고도 한심한 짓으로 소비하는 시간이 길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게 낯모르는 사람들과 그렇게 노닥거릴 시간까지 주어진 것은 아니지 않나? 한심한 짓을 하는 시간에다가 그렇게 노닥거리는 시간을 더하게 되면 그 시간이 얼마나 길어지겠나? 결국 나는 어떤 인간이겠나?

이제부터는 쓰고 싶을 때 짧은 댓글, 짧은 답글을 쓰자. 시 한 구절처럼 쓰자. 아니, 그런 형식 흉내 내어 쓰자. 이 복잡한, 아니지, 이 멋진 세상에 와서 알아차리고도 헛된 짓을 너무 많이 할 필요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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