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화단 둘레의 회양목 위에 얹힌 낙엽을 한 잎 한 잎 일일이 집어내는 여자 노인을 보았다.
'저건 잘하는 일일까?'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시 「세상의 친절」이 생각났다.
"두 줌의 흙이 던져질 때는 / 거의 누구나 이 세상을 사랑했었다."
키가 크고 활달하고 날씬하고 두 자녀를 둔, 이 아파트의 어느 아주머니는 노인들에게 매우 호의적이다. 늘 웃으며 인사해주고 스스럼없이 대한다.
키가 작고 몸집이 좀 통통하고 자녀가 하나인, 이 아파트의 다른 어느 아주머니는 노인들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쌀쌀하다. 노인이 인사를 먼저 하면 겨우 받거나 받는 둥 마는 둥하고 다음에 만나도 결코 먼저 인사를 하지는 않는다.
키가 크거나 작거나 몸집이 좀 통통하거나 날씬하거나 자녀가 둘이거나 하나이거나, 그런 것이 그 아주머니들의 노인에 대한 태도에 어떤 관련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 조사나 연구를 실시해 봐도 그런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 조건이 될 것 같지도 않다. 나는 그저 이 사례가 사실이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사실대로 묘사했다.
그 두 아주머니에 대한 내 사견(私見)을 밝히고 싶지도 않고 굳이 밝혀야 할 필요나 이유도 없는 것 같다. 본 대로 기술했을 뿐이다.
이것이 인간인가.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의 책 《이것이 인간인가》의 내용이 아니라 단지 그 책 제목이 생각났다.
이것이 인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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