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잠을 잤다. 6시가 된 것도 모른 채였다. 아내가 문을 열고 죽었는지 물었다.
"아니."
"응"도 그렇고 "아니"도 그렇다. 한 가지다.
어제 병원을 다녀왔다. 나는 아내의 보호자였다. 내가 병원 갈 땐 환자 겸 보호자로 가고, 아내가 갈 땐 당연히 내가 보호자다.
건강검진 결과, 간 수치가 높아진 것 때문에 가정의학과 진찰을 받기로 되어 있었고, 그게 걱정이 되어 그제 오후 장시간 혼자 AI에게 온갖 수치를 다 알려주고 상황을 설명하며 물어본 결과 수치 변화가 그리 큰 것은 아니므로 대략 변화의 원인을 찾고 2, 3개월 후 그 변화를 추적하는 게 핵심일 것이라는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아내는 병원 가기 하루 전날이 되자, 운동하러 가기도 싫다고 하다가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느냐고 하자 마지못해 집을 나섰다.
의사는 혈압과 고지혈증 얘기를 하다가 좌심실 비대 소견이 있으므로 심전도 검사를 다시 정밀하게 해 보자고 했다. 이 의사가 '또라이' 아닌가 싶어서 간 쪽 이야기를 꺼냈더니 웃으며 그건 9월에 알아보시라고 했다. 내가 두 가지 진료 날짜를 바꾸어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라이'를 뽑아야 한다면 나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재검은 오전에 잘 진행되었고,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심장 쪽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주 잘 된 일이었다. 어제 AI와의 상담에서 간 기능은 아직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상황이라는 것을 파악했기 때문이었다. 아내도 마음이 가벼워져서 점심식사도 즐겁게 하고 돌아왔다.
늦잠을 잔 건 마음이 편했기 때문일 것이다.
죽었는지 묻는 아내에게 "아니"라고 대답하며 우리의 이 '편안함'에 대해 생각했다.
오늘 아침은 아내의 심장이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은 이튿날 아침이었다.
이 안정은 우리의 것이므로 오래이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나는 이 다행함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날 때마다 감사하게 여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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