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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초아흐레 낮달

by 답설재 2026. 6. 23.

돌아오는 길이었다.

해거름 햇살이 남아 있는데 낮달이 보였다.

이 아파트는 낮달과 잘 어울리나?

건물이 몇 가지 나무 사이로 보이게 해 놓았다. 혹 감추려는 것이었을까? 새초롬 낮달이 보이는 건 막을 수 없었을까, 아니면 아파트보다 나무와 낮달이 더 보이도록 한 걸까?

오른쪽에는 메타세쿼이아와 계수나무, 왼쪽은?

글쎄, 자귀나무처럼 봄이 가려할 때까지 새잎이 돋지 않는 나무다. 해마다 다른 나무들은 무성해지거나 말거나 변함없는 걸 보고 '죽었나?' 생각했었는데 이맘때면 저렇게 멋있다.

잎새에 네이버 렌즈를 대어보았다.

 

AI 브리핑 실험단계로 정확하지 않을......

- 푸른 잎이 무성하게 우거진 단풍나무가 보입니다. (단풍나무? 아닌 것 같은데?)

- 짙은 녹색의 잎이 손바닥 모양으로 갈라진 음나무의 잎사귀가 보입니다. (그래? 정말이야?)

- 푸른 잎사귀가 무성하게 우거진 튤립나무의 모습입니다. (그걸 어떻게 믿어?)

 

낮달이 한심해한다.

"요즘 왜 그래? 안 그랬었잖아. 의젓할 수 없어? 애들처럼 그러기야?"

얼른 누가 나를 봤는지 살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