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길이었다.
해거름 햇살이 남아 있는데 낮달이 보였다.
이 아파트는 낮달과 잘 어울리나?
건물이 몇 가지 나무 사이로 보이게 해 놓았다. 혹 감추려는 것이었을까? 새초롬 낮달이 보이는 건 막을 수 없었을까, 아니면 아파트보다 나무와 낮달이 더 보이도록 한 걸까?
오른쪽에는 메타세쿼이아와 계수나무, 왼쪽은?
글쎄, 자귀나무처럼 봄이 가려할 때까지 새잎이 돋지 않는 나무다. 해마다 다른 나무들은 무성해지거나 말거나 변함없는 걸 보고 '죽었나?' 생각했었는데 이맘때면 저렇게 멋있다.
잎새에 네이버 렌즈를 대어보았다.
AI 브리핑 실험단계로 정확하지 않을......
- 푸른 잎이 무성하게 우거진 단풍나무가 보입니다. (단풍나무? 아닌 것 같은데?)
- 짙은 녹색의 잎이 손바닥 모양으로 갈라진 음나무의 잎사귀가 보입니다. (그래? 정말이야?)
- 푸른 잎사귀가 무성하게 우거진 튤립나무의 모습입니다. (그걸 어떻게 믿어?)
낮달이 한심해한다.
"요즘 왜 그래? 안 그랬었잖아. 의젓할 수 없어? 애들처럼 그러기야?"
얼른 누가 나를 봤는지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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