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아무래도 제가 지옥에 한번 다녀오겠습니다
아무리 멀어도
아침에 출근하듯이 갔다가
저녁에 퇴근하듯이 다녀오겠습니다
식사 거르지 마시고 꼭꼭 씹어서 잡수시고
외출하실 때는 가스불 꼭 잠그시고
너무 염려하지는 마세요
지옥도 사람 사는 곳이겠지요
지금이라도 밥값을 하러 지옥에 가면
비로소 제가 인간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어디서 이 사람을 한번 만나고 싶다.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요즘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 어머니는 또 어떤 분인지, 이 사람은 지금도 그렇게 늠름하면서도 그 어머니에게 그렇게 송구스러워하고 있는지, 밥값을 위해 살아가는 일들이 신산(辛酸)해야만 하는 이유를 알아냈는지, 우리는 정말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그를 만나면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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