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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토종 붓꽃은 향기가 어떤가요?

by 답설재 2026. 5. 16.

 

 

 

자연은 뭘 봐도 신비롭다. 일단 하자는 대로 해준다.

지구를 망치고 말겠다니까 지금 그렇게 해주려는 듯하고, 나의 경우 꽃이 피거나 말거나, 지난해 꽃대가 서 있거나 말거나 말라비틀어진 줄기가 산발한 것처럼 엉켜 있거나 말거나 그냥 두니까 어쩔 수 없다는 듯 자기네가 알아서 그 사이사이로 올해의 잎이 나고 꽃도 피어나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지난해 흔적은 보이지도 않는다. 저기에 내년에는 내년대로 또 잎이 나고 꽃이 피겠지.

 

일전에 어느 포스팅에 올해의 꽃이 핀 사진을 실었더니 누가 물었다. "토종 붓꽃은 향기가 어떤가요?"

이런 일이 있나!

나는 그걸 모른다. 알 수가 없다. 향기 같은 건 맡아본 적이 없다. 나로서는 향기가 나거나 말거나 상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꽃은 그럴 것이다. '저 인간 한심해. 이 세상에서 여기와 보는 건 저 혼자이면서 우리가 피거나 말거나, 우리에게서 향기가 나거나 말거나, '저는 저대로 우리는 우리대로'이니, 세상에 저런 인간 드물겠지?'

 

정말 어떤 향기가 날까?

그에게 답을 해주려고 코를 들이대어 봤다.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는다. '이럴 수가! 향기가 없는 꽃이 있다니!'

AI에게 물어봤다. AI는 친절한 브리핑을 해주었다. 언제 이 값을 치르게 될까?

 

 

토종 붓꽃은 꽃말로 '기쁜 소식', '좋은 기별', '존경' 같은 의미가 자주 언급됩니다. 또한 붓꽃은 이름 유래와 모양에서 '학문·지혜·글쓰기'와 연결된 상징성, 그리고 그리스 신화의 무지개 여신 '이리스'에서 '좋은 소식을 전하는 꽃'이라는 상징을 함께 지니는 것으로 소개됩니다.

 

검색 결과 기준으로 토종 붓꽃(아이리스)은 '은은한 향기'가 특징으로 언급됩니다. 다만 향기의 강도는 품종·개화 시기·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향이 강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 붓꽃은 향기가 은은하고 강해 향수 원료로도 쓰인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 붓꽃은 '은은한 향기'가 느껴진다는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브리핑 내용은 더 있고, 이 AI는 주로 '건강지킴이'란 분의 견해를 전해주고 있었다.

그럼 그렇지. 향기가 없을 리 없지.

그렇다면 내 토종 붓꽃이 가짜인가?

내가 가짜이거나 내 코가 가짜이면 몰라도 붓꽃이 가짜일 리는 없겠지?

 

혹 무성의한 인간에게는 향기를 전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침저녁으로 '사랑한다'며 다가가거나 바람 조용한 날 고운 마음으로 다가가거나 어쨌든 성의를 다해 다가가면 향기를 보여주겠지.

미안하지만 난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그나저나 이 붓꽃은 성희가 2021년 늦가을에 제 남편과 와서 심어주고 갔다. 무슨 부탁을 하진 않았다. 해봤자 소득 없는 짓이라는 걸 염두에 두었겠지?

그때 심은 건 대략 30 뿌리 정도였을 것이다.

지금 약 100~200배로 늘어났다. 이런 식이면 내 세상은 토종 붓꽃이 될 수도 있다.

그럼 어때? '기쁜 소식', '좋은 기별', '존경'으로 넘쳐 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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