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퀵quick'(!)이란 말이 자주 쓰였었다.
변화에 맞춰 번안(飜案)되었었겠지?
이제 거의 다 퀵이니 굳이 퀵이라는 말이 필요 없게 되었겠지.
커피 캐리어를 든 배달맨을 보았다.
달랑 커피 한 컵을 들고 공동현관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밖에서 커피를 마시던 날들이 떠올랐다.
아련한 기억 속 학교, 교무실에서, 지쳐서 들어간 보건실에서...
하루에 일고여덟 잔을 마실 때도 있었다.
내 표정을 살피다가 얼른 믹스커피를 타주던 그 교육부 직원은, 지금은 사무관이 되었다.
용인에서는 행정실에 자판기를 들여놓았었다. 일하다가 커피를 타는 모습이 보기 싫어서였다.
여기저기 사무실에서, 전철역에서, 다방에서, 커피숍에서, 카페에서도 마셨다.
그러다가 심장병이 드러났다.
믹스커피는 좋지 않다고 해서 '이럴 수가!' 하다가 원두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뭐 이런가 싶었는데 차츰 길들여졌다. 두어 잔 내려 혼자 마신다.
이런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언제까지?
그 커피를 시킨 이는 어떤 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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