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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저 섬찟한 휴머노이드

by 답설재 2025. 12. 16.

하남 스타필드에서 만난 휴머노이드들

 

 

 

5월 초, 비프스테이크를 사주겠다고 해서 따라간 하남 스타필드에서 저 휴머노이드들을 봤다.

섬찟했다.

뇌가 없다. 다들 없다. 머리가 텅 비어 있다.

그런데도 나는 저것들의 눈을 보면서, 지금 무슨 생각들을 깊이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는 느낌이었다.

휴머노이드니까 굳이 머리로 생각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들키지 않으려고 그랬을까? 어디 다른 곳에 뇌를 숨기고 있을 것 같았다.

그러니까 섬찟한 것이다.

미래예측에 대해 나는 걸핏하면 내가 세상에 살아남아 있을 때까지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안일한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어영부영하다가는 저것들이 내게 모종의 영향을 끼치는 꼴을 당할 수도 있다. 

 

증거를 남겨 두고 싶은 느낌이었을까? 얼른 돌아서서 사진을 찍었다.

그렇지만 무슨 증거가 되겠는가. 무엇에 대한 증거가 되겠는가.

여기 이 블로그에 이런 소리를 마구 써놓았다가 어느 날 저것들 중 어느 것이 내게 나타나 "가자!" 하면, 가지 않으면 안 될 그 증거는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