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중순, 어느 가게에서 2026년 달력을 받았다. 가게 주인은 무슨 선물처럼 내 장바구니에 그 달력을 직접 넣어주었다. '내년 달력을 벌써? 이 사람들이 지금 장난하나?' 싶은 느낌이어서 나는 가벼운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오늘 우송되어 온 달력을 펴보는 느낌은 전혀 달랐다.
'또 한 해가 가는구나...'
나는 달력을 받으면 괜히 1월부터 12월까지 한 장 한 장 넘겨본다.
그냥 다음 해를 대충 살아가듯 훌쩍훌쩍 넘긴다.
그렇게 하는 것은 다시 한 해를 내다보는 무슨 연습 같은 것일까?
신경 쓸 것 없어. 이렇게 또 한 해가 가는 거야.
뭐 별 것 없지. 내년이라고 특별하겠어.
그럴까?
그럴지 아닐지는 살아봐야 안다.
사실은 그렇다. 신경 쓸 없고 별 것 없고 특별하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어쩌면 그런 생각으로 예년처럼 2026년 저 달력도 훌쩍훌쩍 넘겨봤을 것이다.
특별할 것 없는, 그러니까 밋밋한 한 해가 나에게는 가장 멋진 한 해가 될 것이다.
달력 뒷면의 1927년(정묘년)부터 2026년(병오년)까지 100년간의 조견표에서 내가 태어난 해와 그해의 간지도 확인해 보았다.
내 것도 거기 들어 있고,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 그 조견표에 포함될 것도 내겐 다행으로 여길 만한 것이다. 100년이란 기간의 그 조견표에 태어난 해와 그 해의 간지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건 어떤 느낌을 줄지 생각해 보았다.
'내가 만난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여인의 생애를 생각함 (7) | 2025.11.18 |
|---|---|
| 아직은 남아 있는 가을 (10) | 2025.11.17 |
| 우리의 '베트남 쌀국수' 맛집 (8) | 2025.11.10 |
| "저것들 좀 봐" (작성일 2018.4.28) (6) | 2025.11.05 |
| 즐거운 장보기 (16) | 2025.1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