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새해 달력 넘겨보기

by 답설재 2025. 11. 14.

2026년 12월

 

 

 

10월 중순, 어느 가게에서 2026년 달력을 받았다. 가게 주인은 무슨 선물처럼 내 장바구니에 그 달력을 직접 넣어주었다. '내년 달력을 벌써? 이 사람들이 지금 장난하나?' 싶은 느낌이어서 나는 가벼운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오늘 우송되어 온 달력을 펴보는 느낌은 전혀 달랐다.

'또 한 해가 가는구나...'

 

나는 달력을 받으면 괜히 1월부터 12월까지 한 장 한 장 넘겨본다.

그냥 다음 해를 대충 살아가듯 훌쩍훌쩍 넘긴다.

그렇게 하는 것은 다시 한 해를 내다보는 무슨 연습 같은 것일까?

 

신경 쓸 것 없어. 이렇게 또 한 해가 가는 거야.

뭐 별 것 없지. 내년이라고 특별하겠어.

 

그럴까?

그럴지 아닐지는 살아봐야 안다.

사실은 그렇다. 신경 쓸 없고 별 것 없고 특별하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어쩌면 그런 생각으로 예년처럼 2026년 저 달력도 훌쩍훌쩍 넘겨봤을 것이다.

특별할 것 없는, 그러니까 밋밋한 한 해가 나에게는 가장 멋진 한 해가 될 것이다.

 

달력 뒷면의 1927년(정묘년)부터 2026년(병오년)까지 100년간의 조견표에서 내가 태어난 해와 그해의 간지도 확인해 보았다.

내 것도 거기 들어 있고,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 그 조견표에 포함될 것도 내겐 다행으로 여길 만한 것이다. 100년이란 기간의 그 조견표에 태어난 해와 그 해의 간지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건 어떤 느낌을 줄지 생각해 보았다.

 

 

 

'내가 만난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인의 생애를 생각함  (7) 2025.11.18
아직은 남아 있는 가을  (10) 2025.11.17
우리의 '베트남 쌀국수' 맛집  (8) 2025.11.10
"저것들 좀 봐" (작성일 2018.4.28)  (6) 2025.11.05
즐거운 장보기  (16) 2025.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