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담다담'이란 '이쁜준서' 님 설명(블로그 "봄비 온 뒤 풀빛처럼")에 의하면 정성을 표현하는 말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우리의 것을 그렇게 준비한 것으로, 물자가 풍족한 시대의 우리는 아이들 것을 그렇게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세월을 살았다고 했다.
다담다담 ☞ https://asweetbasil.tistory.com/17955857
다담다담은 사전에 나오지 않는가 싶었는데, 네이버 국어사전 예문에서 다음과 같은 풀이를 봤다.
우리 새아가는 밥상을 참말로 다담시럽게 잘 차린다. → 다담시럽다
(번역) 우리 새아가는 밥상을 참말로 아담하고 깔끔하게 잘 차린다.
이렇게 찾아보다가 문득 '썩배기'란 말이 생각났다.
내 아버지는 일쑤 그 말을 사용했다. 썩배기를 다음 한국어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우리말샘
명사
(1) 썩은 나무의 그루터기 (경북)
산에 가서 썩배기 한 짐 해 올라 칸다.
→ 산에 가서 썩은 나무 그루터기 한 짐 해 오려 한다.
사람을 썩배기에 비유하면 씁쓸한 미소를 짓게 된다.
썩배기란, 그러니까 발로 툭 차면(더러 건드리기만 해도) 곧 쓰러지는 사람이다.
왜 그처럼 힘없이 쓰러지나?
이미 뿌리마저 다 썩어버렸기 때문에 그렇게 서 있긴 해도 조금만 건드리면 힘없이 쓰러지는 것인데, 사람이 그렇게 쓰러진다면 참 가엾은 허약체질이 분명할 것이다.
썩배기는 또 발로 툭 차거나 건드릴 필요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
산비탈에서 정신없이 놀다가 뭐가 발에 걸린 느낌이 들어 뒤돌아보면 난데없는 썩배기 하나가 나뒹굴어 쓰러져 있었다. 그러니까 그렇게 넘어진 것이 만약 사람이라면 얼른 변명을 해야 할 것이다.
"나는 건드린 적 없다! 저건 저절로 나뒹굴어 놓고 핑계를 대려고 한다! 나는 억울하다!"
이럴 때 CCTV를 돌려보거나 주변에서 바라본 사람, 지나가다가 무심코 바라본 사람이 있다면 사건은 좀 복잡해진다.
내가 의도적으로 건드린 건 아니지만, 나도 몰래 내 뒷발이 그 썩배기에 스친 건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썩배기는 우스운 존재다.
그렇게 서 있다가 바람만 불어도 그걸 핑계로 넘어지고 마는 실없는 존재다.
나는 내 아버지로부터 썩배기로 불린 적이 있나?
모르겠다.
오래되어 그런지 기억에 없다.
그렇지만 내 아버지가 살아 있다면 나를 보고 마침내 썩배기가 분명하다고 할 것 같다.
벌써 쓰러졌을 인간이 이렇게 서 있기 때문이다.
그럼 나는 '다담다담' 키워 놓은 '썩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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