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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이걸 누가 갖다 놓았을까?

by 답설재 2025. 9. 30.

 

 

 

 

아침식사를 하고 현관문을 열었더니 어? 이 보따리가 놓여 있었다.

택배 온다는 건 다 받았는데?

오늘은 아직 올 시간도 아닌데?

이럴 수가. 물표도 없네? 발송인 수신인 표시도 없네?

 

"이것 좀 봐."

아내가 다가와 바라보더니 누가 잘못 갖다 놓았으니까 내놓으라고 했다.

내놓으라고?

찾아갈 사람이 찾아갈 수 있게?

그렇겠다 싶었다.

볼일을 좀 보고 돌아왔는데도 그대로였다.

 

하루가 지나갔다.

결국 저 보따리를 풀었다.

어마어마하게 큰 배 다섯 개가 들어 있었다.

 

그런데 정말 누가 갖다 놓았을까?

두어 사람 떠올려보았다.

덥석 연락하는 것도 우습겠지.

빙그레 웃으며(전화로는 그렇게 웃는지 확인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하면 다행이지만 만약 아니라면? 그 일을 어떻게 수습하나? 마치 앞으로는 명절이 되거든 내게 선물을 좀 보내라는 주문과 뭐가 다르겠나? 그보다 더 뻔뻔한 일이 세상에 있겠나? 그런 일이 있을 수가 있겠나?

 

잠정적으로 '어쩔 수 없는 일'로 덮어두자.

드러나겠지.

그동안에는 두 사람쯤 '용의선상'(이건 아닌데? 이럴 때 쓰는 용어가 뭘까?)에 올려놓고 예의주시해 보는 수밖에 없겠다.

 

그이에게 좋은 일이 많기를 바란다.

이상하게 하는 일들이 생각보다도 더 잘 이루어지고, 아무거나 막 먹어도 소화만 잘 되고 살은 안 찌고, 가족 등 주변 사람들도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배 다섯 개 받고 너무 과한가? 그래도 내 마음은 그러니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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