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 MUBI(프랑스)

"내 귀는 소라껍질, 바다 우짖음 소리를 그리워한다."
우리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용기)이 이 짧은 시를 낭독하시던 모습이 어제일 같다.
선생님은 문학작품을 낭독하실 때마다 아주 특이한 제스처로 그리하셔서 아이들은 숙연했고, 두고두고 잊히질 않아 이미 그 그리운 시간은 60년이 넘었다.
그리하여 나는 장 콕토가 시인인 줄 알고 팔십 평생을 보냈는데 지금 이 글을 쓰려고 MUBI(프랑스)라는 곳에 들어가 봤더니 이런! 감독, 각본가, 극작가로 나타나 있다.
그렇거나 말거나 우리 선생님은 그리하셨으나 나는 앞으로도 '장 콕토'라면 시인으로 생각할 것이다. 이제라도 바꿔야 한다? 어림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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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채플린은 영화 《모던 타임스》 제작을 끝내고 할리우드를 떠나 호놀룰루, 홍콩, 도쿄 등을 여행했다.
배 위에서 두 번째 부인 폴레트와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고, 도쿄로 향하는 배에서는 장 콕토를 만났다.
두 사람은 말이 통하지 않아서 영어 실력이 초보에 지나지 않는 장 콕토의 비서를 사이에 두고 대화를 하게 되었다. 서로 한참 동안 이야기했는데 비서는 겨우 이것만 통역해 줄 뿐이었다.
"콕토 씨는 그러니까…… 저…… 당신이 시인 …… 태양의 시인이고, 자신은 저…… 음…… 밤의 시인이라고 말하십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의기투합하여 이튿날 새벽 네 시까지 떠들어댔고 서로 부둥켜안기까지 했다.
그리고는 곧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는데 두 사람은 다시 만나기는커녕 한동안 서로 상대방을 피하는 선상(船上) 숨바꼭질을 했다.
멋쩍었을까? 멋쩍었겠지? 뭐든지 과하면 그 꼴이 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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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그들은 이번에는 도쿄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같은 배를 탔고, 그 숨바꼭질에 한계를 느껴 약간의 대화를 이어가긴 했지만 간혹 마주쳐도 간단한 안부조차 묻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을 때는 채플린이 콕토에게 자신의 차가 대기하고 있으니 함께 로스앤젤레스로 가자고 했다.
채플린의 자서전에 나오는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일화(逸話)로 마무리되었다.
콕토는 도교에서 애완 귀뚜라미를 사서 조그만 상자에 넣어 거기까지 갖고 왔다.
그는 피루(귀뚜라미 이름)와 함께 우리 차에 탔다.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도중에 귀뚜라미가 울기 시작했다.
"보세요. 이 녀석도 미국이 좋은가 봅니다."
그렇게 말하더니 콕토는 차 문을 열고 귀뚜라미가 든 상자를 열어 피루를 놓아주었다. 나는 놀라 그에게 물었다.
"왜 피루를 놓아주세요?"
"피루에게 자유를 주는 겁니다."
그의 비서가 이렇게 말했다.
"그렇지만 먼 이국땅이 낯설 텐데요. 더구나 영어도 못하고."
콕토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이렇게 대답했다.
"영리하니까 영어는 금방 배울 겁니다."
(출처 : 채플린 《나의 자서전》 82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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