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 8월호 차례를 봤더니 이런 시가 실렸다.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다.
고명재 오징어입 버터구이
김승일 알리는 말씀
박연준 오종종한 슬픔
유수연 시간이 없다 말한 너와 겨우 만났지만 날 싫어하는 것 같고 헤어진 후에 가슴 가득 노을이 차는 것 같을 때
이 훤 포토그래프
임승유 소꿉
최지은 겨울에서 겨울까지
가슴을 적실 것 같은 시, 재미있을 것 같은 시, 즐거움을 줄 것 같은 시, 그래! 이런 생각도 있지 싶을 시, 지금까지 말해지지 않았던 인간의 어떤 면모를 노출했을 것 같은 시, 지난 세월을 스스로 말할 줄 모르는 나를 변명해 줄 것 같은 시... 그런 시들이겠지, 그런 기대를 가졌다.
예감대로일 시가 있을 수도 있고, 단 한 편도 그렇지 않아서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그건 시 자체 때문일 수도 있고, 시를 읽는 나 때문일 수도 있는데 그 책임은 시인에게도 나에게도 없다.
내가 고정적으로 찾아다니는 블로그 중에는 시인의 시를 소개하는 블로그는 없고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의 블로그에는 그렇게 시인들의 시를 소개하는 경우를 자주 보았지만 나처럼 시를 읽은 마음을 써놓은 블로그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내가 지금 詩의 세상을 잘못 살고 있는 걸까? 모르겠다. 그런 블로거들이 내 블로그를 보면 '뭐 이런 건방진 놈이 있나? 시에 대해 감히 제 마음을 이야기해 놓다니! 한마디로 잡담 수준을!'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나대로 생각한다. '내 블로그에 내 마음을 써놓지 못한다면 뭐 하려고 이 짓을 하겠나.'
그나마 다행일까? 아직까지는 이 블로그에 와서 "뭐 이런 말도 되지 않는 글을 써놓았나?" 이의를 제기하거나 비난한 사람은 없다. 속으로만 뭐라고 하고 돌아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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