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에 약한 나는, 데스크톱으로 보는 세상과 핸드폰을 써서 보는 세상이 서로 다르다. '이걸 핸드폰에서는 어떻게 찾지?' 싶은 것이 있고, '데스크톱에는 이런 게 안 뜨던데...' 싶어도 굳이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물어볼 데도 없다. 되는대로 지내면 된다.
아침에 데스크톱을 열면, 두 가지 사이트 중 한 곳에서는 '오늘의 운세'를 읽는다. 내 생년월일은 엉터리여서(음력을 양력인양, 더구나 한 해 늦게 태어난 것으로 신고해서) 그게 누구의 운세인지 모르지만, 그래서 남의 것을 내 것인 양 해서 좀 미안하긴 하지만 나는 그 '오늘의 운세'를 내 것으로 삼기로 했다. 누가 "당신은 당신의 것이나 봐!" 하면 나는 서럽거나 억울할 것이다(인터넷 사이트 개설 때 주민등록상의 생년월일을 적어 넣지 않으면 아예 받아주지도 않는다).
하루하루 그걸 읽어보다가 이젠 도저히 주인을 찾을 수 없어서 내 것이 되어버린 그저 그만그만한 선물처럼 여기게 되었다. 선물? 덕담이라고 해도 좋겠지? 요즘은 덕담 들을 기회도 거의 없는 세상이지?
다 좋다고 하면 좋단다 생각하고, 뭘 좀 주의하라고 하면 그래, 그런 건 누구라도 주의하는 게 좋지 생각한다.
2024년 5월 27일 월요일, '오늘의 운세'는 다음과 같다.
오늘은 모든 사안에 만족스러운 하루가 될 확률이 높은 날입니다. 집중력도 좋아져서 하는 일에 아주 효과적인 결과를 기대하십시오. 그러나 외부에서 약간의 방해나 유혹도 따르는 운인데 그러한 방해와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지 당신의 선택이 관건입니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습니다.
그럼, 그럼...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지.
그렇긴 하지만 오늘 내게 뭐 선택할 사항이 있기나 하려나?